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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이른바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리스크가 한 풀 꺾인 데 따라 글로벌 외환시장에 새로운 구도가 잡히고 있다.
그리스의 부채위기가 진정됐지만 유로화가 하락 압박을 받는 한편 미국 달러화와 영국 파운드화가 상승 탄력을 과시하고 있다.
이와 달리 호주 달러화에 투기거래자들의 하락 베팅이 밀려들어 시장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13일(현지시각) 그리스에 대한 3차 구제금융 협상을 개시하기로 합의가 이뤄졌다는 소식에 강세 흐름을 나타냈던 유로화는 2% 이상 하락 반전했다.
유로화와 달러화[출처=블룸버그통신] |
그리스를 둘러싼 리스크가 수위를 낮춘 데 따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연내 금리인상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영국도 마찬가지다. 유로존의 부채위기가 일정 부분 해소된 데 따라 영국 경제의 회복이 속도를 낼 여지가 높고, 이에 따라 영란은행(BOE)이 금리인상을 본격 저울질 할 것으로 예상된다.
M&G 인베스트먼트의 짐 레비스 머니매니저는 “그렉시트 리스크가 크게 희석된 데 따라 연준이 오는 9월이나 12월 금리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며 “달러화가 유로화에 대해 상승 추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RBS의 브라이언 다인저필드의 외환 전략가 역시 “유로/달러 환율이 연말까지 내림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3월 저점을 테스트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 3월16일 유로/달러는 1.0458달러까지 떨어지며 2003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바 있다. 그리스의 구제금융 협상 합의 소식이 전해지면서 유로/달러의 내재변동성이 2월 이후 최대폭으로 떨어졌고, 이는 달러화의 상승 전망에 힘을 실어줬다.
유로/달러의 3개월 내재변동성은 이날 11%로 하락했다. 이는 지난달 29일 13.1%에서 대폭 하락한 수치다.
달러화[출처=블룸버그통신] |
이날 파운드화 역시 유로화에 대해 1% 이상 뛰며 그렉시트 리스크 진정에 따른 최대 수혜자로 부상했다.
코메르츠방크의 피터 킨셀라 외환 전략가는 “그리스 리스크가 크게 낮아진 것은 금융시장이 앞으로 시스템 측면의 리스크보다 미시적인 개별 리스크에 투자자들의 시선이 집중될 것이라는 의미”라며 “영국 경제 지표가 호조를 이룰수록 파운드화가 강한 상승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호주 달러화에 매도 열기가 집중돼 관심을 끌고 있다. 중국의 주가 급락에 제동이 걸렸지만 리스크가 여전히 잠재돼 있다는 판단에 헤지펀드를 필두로 투자 기관이 헤지 차원에서 호주 달러화의 하락 베팅에 잰걸음을 하고 있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따르면 호주 달러화에 대한 차입 매수 펀드의 매도 포지션이 지난 5월19일부터 7월7일 사이 무려 60% 늘어났다.
이와 별도로 스코샤뱅크아 집계한 데이터에서도 호주 달러화에 대해 매수 포지션보다 매도 포지션이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스텐험 어드바이저스의 케빈 아렌슨 최고투자책임자는 “중국의 주가 급락 가능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경계감이 여전하다”라며 “이 때문에 호주 달러화에 대한 하락 베팅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