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앞으로 수년 내에 글로벌 경제가 또 한 차례 침체를 맞을 것이라는 경고가 나왔다. 이미 둔화 조짐이 뚜렷한 중국 경제가 하강 기류를 지속하면서 전세계에 파장을 일으킬 것이라는 얘기다.
모간 스탠리는 14일(현지시각) 보고서를 내고 세계 2위 경제국인 중국이 글로벌 침체를 야기할 것이라는 전망을 제시했다.
중국 위안화[출처=AP/뉴시스] |
모간 스탠리는 글로벌 경제 성장률 2%를 침체를 진단하는 기준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 경우 세계 경제가 50년만에 처음으로 미국 경제 위축 없는 후퇴를 맞게 되는 셈이다.
10% 선의 고성장을 달성했던 중국 경제는 2010년 이후 뚜렷한 둔화를 나타내고 있다. 올해 성장률은 7%에 그칠 전망이다.
하지만 글로벌 경제에서 차지하는 중국의 비중은 오히려 높아졌다. 지난해 기준 전세계 성장률에서 차지하는 중국의 비중이 38%에 달했다. 이는 2010년 23%에서 가파르게 상승한 수치다.
원자재 시장에서 중국의 위상도 높다. 구리와 알루미늄, 면화 등 주요 상품의 최대 수입국으로 부상했고, 브라질과 남아공의 최대 교역 파트너이기도 하다.
중국의 영향력이 높아진 만큼 성장률 둔화에 따른 파장 역시 클 수밖에 없다는 것이 모간 스탠리의 주장이다.
루커 샤마 이머징마켓 헤드는 이날 보고서에서 “다음 글로벌 경기 침체는 중국에서 초래될 것”이라며 “앞으로 2~3년 사이 글로벌 경제의 기초 체력을 깎아 내리는 최대 요인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서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글로벌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3.3%로 하향 조정했다. 이는 지난 4월 제시했던 전망치 3.5%에서 떨어진 수치다.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6.8%로 유지됐다. 하지만 이는 1990년 이후 최저치에 해당한다. 또 중국 정부의 예상치인 7.0%를 밑도는 것이다. IMF는 중국의 경제 모델 개혁 과정이 글로벌 경제 회복에 커다란 리스크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모간 스탠리는 중국이 부채 축소에 안간힘을 쓰고 있고, 이 때문에 성장 둔화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중국 성장률이 현 수준에서 2.0%포인트 떨어질 경우 글로벌 경제를 침체로 몰아넣을 수 있다는 판단이다.
최근 50년 사이 글로벌 경제 성장이 2% 아래로 떨어지는 침체는 총 5차례에 걸쳐 발생했다. 가장 최근 사례는 2008~2009년 미국 금융위기에서 촉발됐다.
5차례의 침체는 미국의 경제 침체를 동반했다. 하지만 중국 경기 둔화가 실제로 전세계 침체를 불러일으킨다 하더라도 이번에는 미국 경제의 후퇴가 없을 것이라고 모간 스탠리는 내다봤다.
또 중국 증시에 보수적인 전략을 취할 것을 권고하고, 브라질과 러시아 등 중국 의존도가 높은 지역의 주식 역시 비중을 축소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