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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합병] 엘리엇, 후퇴는 없다 "소수주주권 및 법적 대응 검토"

기사등록 : 2015-07-17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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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간에 빠져나갈 가능성 크지 않아..ISD 제기도 힘들 듯

[뉴스핌=김선엽 기자] "합병이 가결돼도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다. 소수주주권을 행사하는 방법도 있고 주총 결의의 법적 효력을 다투는 방법도 있을 것" (17일 오전 주총 직전 엘리엇 측 최영익 변호사)

17일 열린 임시 주주총회에서 83.57%의 참석율과 참석 주주 69.53%의 찬성율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계약이 승인됐다.

삼성물산이 합병 결의에 성공함에 따라 한달 반 동안 이어졌던 삼성과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의 공방이 일단락됐다. 하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엘리엇이 주총 패배에도 불구하고 삼성과의 싸움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물산 주가가 합병 직전보다 소폭 올랐다고 했지만 이 정도 수익률에 엘리엇이 만족하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7%가 넘는 지분을 장내에서 처분하기도 쉽지 않다.

또한 엘리엇이 행동주의를 표방하는 만큼 삼성의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하며 헤지펀드로서 끊임없이 삼성을 공격하고 자극할 전망이다.

17일 엘리엇 측 최영익 대표변호사가 삼성물산 임시주주총회장에서 발언하고 있다.

우선 떠올릴 수 있는 수단이 소수주주권이다. 이미 엘리엇은 이번 주총에 앞서 현물배당과 중간배당을 할 수 있도록 정관을 변경하는 의안을 주주제안권을 통해 상정한 바 있다.

삼성물산 주식 보유기간이 6개월이 안된 엘리엇이 당장 소수주주로서 주주제안권을 가지는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지만 이미 2월 경부터 엘리엇이 삼성물산 주식을 매집해 왔기 때문에 자격 문제는 조만간 해소된다.

따라서 상법상 임시주총 소집, 이사의 해임청구권, 회계장부열람권, 회사의 업무와 재산상태의 검사청구권 등을 무기로 삼성을 괴롭힐 수 있다. 그 밖에 자사주 매입, 배당 확대 및 중간 배당 실시, 현물배당 등을 줄기차게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

법적 대응도 행동주의 펀드가 즐겨 사용하는 수단 중 하나다. 이미 엘리엇은 삼성물산을 상대로 주총결의금지, 주총소집통지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한 바 있고 KCC가 매입한 삼성물산 주식에 대해 의결권을 제한해 달라고 법원에 요구하기도 했다.

1심과 2심 법원에 의해 엘리엇의 가처분 신청이 모두 기각됐지만 곧 주총결의 무효 확인의 소 등 본안소송을 제기할 것으로 보인다. 엘리엇은 2000년대 중반 삼성전자를 상대로 소를 제기해, 대법원까지 간 법정공방에서 최종 승리한 경험이 있다.

엘리엇 소송대리인인 법무법인 넥서스의 최영익 대표변호사는 이날 주총 직전 뉴스핌 기자와 만나 "합병이 가결돼도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며 "소수주주권을 행사하는 방법도 있고 주총 결의의 법적 효력을 다투는 방법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일각에서는 엘리엇이 투자자·국가 간 소송(ISD)을 제기할 가능성을 언급한다. 하지만 국제법 전문가들은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보고 있다.

소 제기를 위해서는 국가기관이, 엘리엇에게 불리한 특정한 결정이나 행위를 했어야 하는데 딱히 이번 사안과 관련해서는 그런 것을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합병비율을 주가에 의해 일의적으로 정하도록 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시행령이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지만 이는 엘리엇의 삼성물산 지분 획득과 무관하게 과거부터 적용되던 법규다.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 역시 주주의 고유권한이라는 점에서 소의 대상으로 보기 어렵다는 평가다. 법원의 판결 역시 마찬가지다.

업계 한 변호사는 "이미 제정돼 있던 시행령이 ISD 소송의 대상이라면 입법체계 근간이 흔들린다"며 "과세당국을 상대로 ISD를 제기한 론스타의 케이스와는 다르다고 본다"고 말했다.

엘리엇의 아시아·태평양지역 총괄 투자책임자인 제임스 스미스 역시 최근 한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ISD 제기론은 음모론"이라고 잘라 말했다.

하지만 어떤 식으로든 엘리엇의 공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것이 업계의 공통된 평가다.

행동주의 펀드들이 자신들의 '커리어'(경력) 관리에 심혈을 기울이기 때문에 '먹튀'를 할 가능성은 적다는 것이다. 또 반대로 막대한 자금이 소요되는 적대적 M&A를 시도할 가능성도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배당 등을 요구하며 장기간에 걸쳐 공격 대상기업의 주식 가치를 증대시키고 어느 순간 빠져나갈 것이란 분석이다.

국내 대형 운용사의 한 본부장은 "엘리엇의 성격상 1~2년에 걸쳐 50%, 100%의 수익은 올리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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