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국제 금 가격이 가파른 롤러코스터 장세를 연출한 것은 단순한 펀더멘털 부진이 아닌 공매도 또는 투기세력의 움직임이 때문일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주목된다.
20일(현지시각)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 선물 가격은 장중 온스당 1130달러와 1086달러 사이를 수 차례 급등락한 뒤 장 후반 전날보다 2% 가량 빠진 온스당 1106.80달러 수준에 거래됐다.
금[출처=뉴시스] |
미국서 매도세가 나타난 직후 기다렸다는 듯이 상하이 금 거래소(SGE)에서도 단 2분 만에 금 현물 5톤이 팔렸다. 금액으로 따지면 2억달러 정도로 SGE 일일 거래금액의 5분의 1 가까이가 증발한 것이다.
이날 금 값 하락을 견인한 표면적 이유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연내 금리인상 가능성과 그로 인한 달러 강세, 중국 인민은행의 금 보유량 예상 하회 등이다.
하지만 상품 중개회사 마렉스 스펙트론 귀금속대표 데이빗 고벳은 "주중 장이 가장 조용하고 거래량도 적은 시점에 이런 흐름이 나타났다는 것은 우연한 움직임은 아닐 것"이라며 가격을 고의적으로 움직이려는 세력이 있었던 것 같다고 주장했다.
금 파생상품시장에서도 이 같은 폭풍 매도행렬이 관측돼 가격을 끌어 내리려는 의도적 시도가 있었다는 주장에 힘을 실었다.
미 금융전문지 배런스 분석기사에서 ANZ는 단기 금값 전망을 여전히 온스당 1100달러로 보고 있지만 이날 과격한 시장 움직임은 다소 놀라웠다며 한 시장 참가자가 유동성이 적을 때를 노렸거나 공매도로 인한 가격 하락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SPDR 금 보유량과 금 값 추이 <출처=배런스> |
ANZ는 다소 시간차가 있긴 하지만 지난주 달러화 지수가 3개월래 최고치까지 오른 상황에서 COMEX 투기적 순매도 포지션이 작년 말 이후 최대치로 확대된 것도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14일 순매수 포지션은 5만계약으로 2014년 11월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으며, 매도 포지션은 18만계약으로 사상 최대치로 확대됐다.
은행은 현재 시장의 흐름과 분위기, 펀더멘털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보면 금 시장에 환매수(short-covering)이 나타나기 보다는 전매도(long-liquidation)가 나타날 리스크가 더 크다고 분석했으며, 단기 지지선은 1050~1085달러 수준에, 저항선은 1130달러에 형성될 것으로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