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강소영 기자] 중국내 외국자본 이탈 우려가 고조되고 있으나 이는 근거가 희박하고 과장된 예측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2일 중국 경제전문지 21세기경제보도(21世紀經濟報道)는 외자의 A주 투자 감소로 대규모 외화(달러) 유출 관측이 나왔으나 외화감소의 보다 중요한 원인은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의 환시장 개입에 있다는 분석을 내놔 눈길을 끌고 있다.
◆ 중국 내 외국 자본 급감, 주식처분이 가장 두드러져
21일 후강퉁 거래 중 홍콩을 통한 외자의 A주 투자 경로인 '후구퉁'에서는 4억 3300만 위안의 순유출이 발생했다. 이날 A주를 투자하려는 유입자금보다 기존의 주식을 팔아치운 자금이 더 많았다는 뜻이다.
7월 이후 후구퉁 거래일 수 14일 중 순유출이 발생한 날은 11일에 이른다. 이 기간 빠져나간 외국자금 규모는 401억 위안(누계·약 7조 4400억 원)에 달한다.
인민은행의 최신 자료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역외 기관과 개인이 보유한 중국 내 위안화 자산은 5월보다 줄었다. 자산 구성을 살펴보면 주식자산 감소폭이 가장 컸다. 6월 역외 기관과 개인투자자가 처분한 중국 주식 규모는 673억 7600만 위안에 달한다. 다만 수익률이 안정적인 채권과 예금은 소폭 증가세를 보였다.
JP모건은 최근 보고서에서 5개 분기 동안 5200억 달러(누계)의 자금이 중국을 떠났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올해 2분기 신흥시장을 이탈한 외국자본은 1200억 달러로 2009년 이래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 중 대부분이 주로 중국 자본시장과 경제불안에 대한 우려로 중국 시장에서 유출된 자본이라고 보고서는 강조했다.
15일 미국의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을 언급한 뒤로 중국의 외자유출 증가에 대한 우려도 더욱 커지고 있다.
캐피탈 이코노믹스(Capital Economics) 수석 경제학자 줄리언 에반스 프리차드(Julian Evans-Pritchard)는 21세기경제보도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금리인상을 단행해도 중국 등 신흥시장의 자본유출 압력은 예상보다 적을 것"이라면서도, "만약 미국의 금리인상 폭과 속도가 시장의 전망을 웃돈다면 자본유출 압력은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 외자급감: 인민銀 달러 매각, 대외투자 확대 등이 원인
전문가들은 중국내 외화가 줄어드는 추세인 것은 맞지만 외자유출 규모 확대의 원인을 단순히 ▲ 중국 경제에 대한 외국의 비관적인 전망 ▲ 미국 금리인상 전망에 따른 금리차 추구 때문으로 결론짓기엔 무리가 있다고 주장한다.
위안화 환율 안정화를 위한 인민은행의 시장개입이 최근 급격히 늘어난 외화유출의 중요한 원인 중 하나라는 것. 이는 시장 상황이 일부 시장 전문가의 걱정만큼 나쁘지 않고, 중국 정부의 시장 조절 능력이 상당히 견실함을 강조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실제로 인민은행은 최근 몇 개월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 하락을 막기 위해 대량의 외화를 처분했다. 위안화 가치 하락으로 인한 자본유출을 막고, 올해 위안화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 통화바스켓 편입을 관철시키려는 조치다.
14일 인민은행의 발표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2분기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1분기보다 400억 달러가 줄었다. 3월 말 3조 7300억 위안에 달하던 외환보유액이 2분기 말에는 3조 6900억 달러로 감소해 4분기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류제(劉㓗) 스탠다드차타드 은행의 선임연구원은 "위안화 환율 안정을 위해 인민은행이 위안화를 사들이고 미국 달러를 매각하는 시장개입이 외환보유액 감소의 주요 원인"이라고 밝혔다.
싱가포르개발은행(DBS) 재정시장부의 왕량헝(王良享) 대표는 "올해 3월 중국이 달러 대량 매각에도 위안화 가치가 다시 떨어지자, 인민은행이 서둘러 추가 달러 매각에 나서면서 외환보유액이 급감했다"고 밝혔다.
왕 대표는 "중국에서 외국자본이 줄어드는 것은 순수한 외자유출 외에도 인민은행의 시장개입, 위안화의 달러 외 기타 통화에 대한 가치하락, 일대일로 추진에 따른 대외투자 확대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 결과"라면서, "중국내 외자감소를 단순히 '외자의 엑소더스(대탈출)'로 보고 위기를 고조시키는 것은 옳지 않다"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강소영 기자 (js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