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정연주 기자] 수출 부진에 예기치 않은 메르스와 가뭄 여파가 덮쳐 2분기 성장률이 0.3%까지 떨어졌다. 5분기 연속 0%대 성장이다.
한국은행은 3분기에는 메르스 여파가 진정되면서 성장세가 국내 소비를 중심으로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진단했다. 그러나 본격적인 저성장 국면에 돌입했다는 지적들이 제기되고 있어 한은의 연간 목표 성장률(2.8%)달성도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를 떨치기 어려워 보인다.
전승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23일 '2015년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속보)'발표 후 기자설명회에서 "메르스가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생산 측면에서 보건 및 사회복지, 서비스업과 운수업 등이 영향을 받았고 지출 측면에서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돼 민간소비는 운수, 숙박, 서비스 등을 중심으로 줄었으며 외국인 관광객이 급감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발표된 2분기 실질 GDP는 전년 동기 대비 2.2% 성장에 그쳤다. 2013년 1분기(2.1%)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전기 대비로는 0.3% 성장에 머무르며 5분기 연속 0%대 성장을 보였다. 지난해 4분기(0.3%)와 동일하다. 한은은 지난 9일 2분기 성장률을 0.4%로 전망했었다.
성장기여도에서도 농림어업이 0.2%포인트, 민간소비가 0.1%포인트, 순수출이 0.2%포인트 각각 낮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가뭄 등으로 농림어업부문의 산출량이 감소해 성장률을 크게 낮췄다. 3분기 연속 플러스 성장세를 보였던 농림어업부문은 2분기 중 전기 대비 11.1%, 전년동기 대비 3.5% 감소했다.
전 국장은 "가뭄과 큰 일교차를 동반한 고온현상으로 채소생산이 급감했다"며 "농림어업부문이 명목 GDP에 차지하는 비중은 2.1%에 불과하나 10% 넘는 감소세를 보이면서 성장률 하락에 0.2% 정도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전 국장과의 일문일답이다.
▲ 지난번 전망한 수치(0.4%)보다 낮아진 이유? 정부소비가 늘었는데, 이 영향이 없었다면 2분기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떨어지게 되는건가
- (이 총재가) 0.4% 내외라고 말했었다. 사후적 추계에 따른 것으로 격차가 큰 수치는 아니다. 메르스와 가뭄 영향이 상당부분 작용했다. 3분기 이후에는 소비 성장이 실현되면서 2분기 마이너스 영향이 상쇄되는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판단한다.
정부소비 부문은 가중치가 크지 않아 없더라도 성장률이 마이너스까지 갈 정도는 아니다.
▲ 연간 성장률이 2.8%가 되려면 산술적으로 하반기에 성장률이 얼마나 나와야 하는가.
- 가뭄의 영향이 0.2%다라고 꼭 집어서 말하기 어렵다. 같은 취지에서 메르스 영향도 얼마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성장률은 2분기 낮아지면 3~4분기에는 기저효과로 플러스 효과가 나타날수도 있다.
▲ 메르스와 가뭄 효과는 끝났다고 볼 수 있는 것인가.
- 메르스 영향을 보면 국내 거주자 소비는 메르스 진정으로 회복됐다. 그러나 외국인 관광객의 경우 해외 여행은 몇 달 전부터 계획하고 여행하는 경향이 있어 이전 수준 회복을 하려면 시간이 걸릴 듯하다.
가뭄도 강우가 최근 늘어나면서 고비는 넘긴 듯하다. 다만 일부 농산물가격의 상당부분이 작년 가격을 하회하고 있다. 그런 표출을 보면 가뭄 영향은 남아 있다.
한편, GDP를 세부적으로 보면 지출별로 민간소비가 준내구재와 서비스가 줄어 0.3% 감소했고 수출도 0.1% 증가에 그쳤다. 민간소비는 세월호 사태 직후인 지난해 2분기(-0.4%)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경제활동별로도 제조업이 증가했으나 농림어업이 11.1% 감소 전환했으며 서비스업이 전 분기(0.9%)보다 크게 둔화된 0.1% 증가에 머물렀다. 서비스업 증가율은 2009년 1분기 0.0%를 기록한 이후 6년3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반면 2분기 실질 국민총소득(GDI)은 3분기 연속 GDP 성장을 앞질렀다. 원유가 하락에 따른 수입원자재가 하락 등으로 교역조건이 개선돼 전기 대비 1.3%, 전년 동기 대비 6.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 대비 증가폭은 2010년 1분기 9.2% 증가 이후 5년3개월만에 가장 높았다.
[뉴스핌 Newspim] 정연주 기자 (jyj8@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