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정경환 윤지혜 기자] KDB산업은행, 미래에셋 등 금호산업 채권단이 매각가를 1조218억원으로 결정했다.
23일 금호산업 및 금융권에 따르면 금호산업 채권단은 이날 우선매수청구권을 가진 박삼구(사진) 회장에게 1조218억원(주당 5만9000원)을 행사 가격으로 통보했다. 미래에셋이 주장해 온 1조원대를 우선매수권 행사가격으로 결정한 것이다. 뉴스핌 보도 참고.(금호산업 채권단 "박삼구 회장에 9000억 이상 달라")
앞서 지난 15일 삼일과 안진 두 회계법인은 금호산업 정밀실사를 통해 주당 3만1000원을 '스탠드얼론밸류'(독립기업가치)로 제시한 바 있다. 협상가는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 약 5000억원을 더한 가격이다.
채권단이 내놓은 협상가는 시장과 재계의 예상을 상당히 웃도는 수준이다. 이날 종가 기준 금호산업 주식종가(1만8500원)의 3배가 넘는 가격이다.
채권단 측이 높은 수준의 협상가를 제시한 데는 최대 단일주주인 미래에셋(의결권 14.7%)이 보여온 강경한 입장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미래에셋 측은 "운용사로서 투자원금 이하로 팔 수는 없기 때문에 실사가격에 최소 50%의 프리미엄이 붙은 9000억원 이상은 받아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과거 대우건설 재무적투자자였던 미래에셋은 2010년 금호산업 재무구조 개선작업(워크아웃) 개시 때 주당 6만원에 금호산업 주식으로 출자전환했다. 즉 실사 결과로 나온 주당 3만1000원의 약 두 배는 받아야 적어도 손해를 안 보는 상황이다.
채권단이 예상보다 높은 가격을 들고 나옴으로써, 박삼구 회장으로서는 다소 난감한 상황에 처하게 됐다.
예전부터 도와주는 이들이 많다며 자신감을 보여온 박 회장은 지난 17일 금호아시아나그룹 전 계열사 임원 156명이 참석한 ′2015년 하반기 임원 전략경영세미나′에서 "채권단과 잘 협의해 금호산업 인수를 조속히 마무리 지을 예정이다"며 다시금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지난 15일 제시된 실사 가격에 대해서도 박 회장 측은 "2만원 수준의 현 주가를 고려하면, 주당 3만1000원에는 경영권 프리미엄이 포함된 것으로 생각된다"고 주장한 바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1조218억원 제시와 관련, 현재 확인 중이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정경환 윤지혜 기자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