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윤지혜 기자] 동부팜한농이 공개경쟁 매각으로 전환하면서 최대주주인 재무적투자자들(FI)과 2대주주인 동부그룹이 다음주 인수후보 10여곳에 투자안내문(티저레터)을 보낸다.
티저레터 발송대상에는 우선협상대상자였던 H&Q코리아를 포함해 LG, SK, CJ, 한화, KT&G,사조그룹 등이 거론되고 있어 하반기 인수합병(M&A)시장을 뜨겁게 달굴 전망이다.
2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최대주주인 스틱인베스트먼트, 큐캐피탈파트너스 등 FI들과 2대 주주인 동부그룹은 동부팜한농을 공개 매각하기로 하고 조만간 인수 후보들에게 티저레터를 보내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이는 최근 오릭스PEF와 H&Q 코리아 등 사모펀드들과 진행해 왔던 매각협상이 결렬된 데 따른 후속조치다.
동부팜한농에 정통한 관계자는 "동부팜한농이 동부그룹 차원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나온 매물이라 재무 건전성이나 수익성에는 문제가 없다는 것은 다들 알고 있을 것"이라며 "새로운 성장동력이 필요한 대기업들이 관심을 많이 보이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물망에 오르고 있는 CJ그룹은 내수시장에서 동부팜한농과 밀접한 음식료업(CJ제일제당 등)에 집중하고 있어 인수 후 시너지를 예상하고 있다. 사조해표·사조대림·사조오양 등 다양한 식품 부문 계열사를 보유한 사조그룹도 CJ와 유사한 통합 효과를 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LG그룹은 화학 계열회사인 LG화학을 동원, 비료·농약 등을 생산하는 동부팜한농을 자회사로 품는 시나리오를 구상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LG그룹이 대형 M&A 거래에 나서는 건 지난해 3월 미국 수처리업체인 나노H2O를 2억달러에 사들인 이후 처음이라 특히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농업 전문업체인 팜한농과 관련 사업을 영위하는 식품·화학 회사들이 이번 인수합병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면서 "공개경쟁으로 전환하기 전 실사를 나갔던 사모펀드들에 따르면 현재 보유한 종자기술 뿐 아니라 유망직종인 바이오 관련 상품을 개발할 수 있어 현재가치보다 미래가치가 더 크다"고 설명했다.
한편 동부팜한농의 최소 가격은 7000억원대에 이를 전망이다. 공개매각 전 사모펀드들과 수의계약으로 진행했을 시 6000억 수준을 제안했지만 더 높은 가격을 기대하는 FI들의 반대로 무산됐기 때문이다.
동부그룹과 FI들은 지난 6월까지 각자 자문사를 선정해 개별로 매각을 진행해왔다. 하지만 그룹과 FI간 이견으로 두 차례 매각이 불발돼 공개경쟁으로 선회했다.
동부그룹 관계자는 "그간 각자의 시각 차로 매각이 무산된 바 있지만 현재는 FI들과 의견을 나누며 최대한 성공적인 매각 성사를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했다.
현재 동부팜한농 지분은 스틱인베스트먼트, 큐캐피탈파트너스, 원익파트너스 등 FI들이 50.1%를 보유하고 나머지 49.9%는 동부CNI와 김준기 회장의 장남 김남호 씨 등이 갖고 있다. 이들 FI는 2013년 9월 동부팜한농이 발행한 3500억원 규모 상환전환우선주(RCPS)에 1750억원을 투자해 만기 3년(2016년 9월), 최소 8.5%의 이자를 보장받은 바 있다.
매각 대상은 FI 지분 73%(상환우선주 전환시)와 동부그룹 지분 27%(F1의 상환우선주 전환으로 지분율 감소)를 합친 100%다.
[뉴스핌 Newspim] 윤지혜 기자 (wisdo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