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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고용대책] 20만개 일자리 기회, 절반은 허수…비정규직 양산

기사등록 : 2015-07-27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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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보용 단기대책 중심…민간중심 근본대책 마련해야

[세종=뉴스핌 최영수 기자] 정부가 청년층의 '고용절벽'을 막기 위해 20만개의 일자리 '기회'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상당수가 효과를 장담할 수 없고 그마저도 비정규직을 양산하는 대책이라는 지적이다.

정부는 27일 기획재정부와 고용노동부, 교육부, 중소기업청 등 관계부처 합동으로 '청년 고용절벽 해소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대책의 골자는 오는 2017년까지 공공부문 4만개, 민간부문 16만개 등 총 20만개의 일자리 기회를 새롭게 창출하겠다는 것이다.

한국경제의 성장이 둔화되고 경기가 침체된 상황에서 고용을 대폭 늘릴 수 있는 뾰족한 대책을 기대하기는 힘들다. 때문에 정부도 고육지책의 심정으로 가능한 대책을 모두 뽑아낸 것으로 보인다.

◆ 공공부문 4만개 대부분 특수직 '그림의 떡'

하지만 그런 사정을 감안하더라도 이번 대책으로 청년층의 고용절벽 해소에 얼마나 도움이 될 지 의문스럽다. 일자리를 갈구하는 청년들 눈으로 정부가 제시한 대책의 세부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암울하기 짝이 없다.

우선 공공무분 계획은 ▲교사 충원 약 2만명 ▲포괄간호서비스 확대 1만명 ▲공공기관 임금피크제 도입 8000명 ▲시간선택제 공무원 채용 4500명 등 약 4만2500명의 신규고용을 늘리겠다는 것이다.

이 가운데 임금피크제 도입으로 인한 신규채용 외에는 교사, 간호사, 공무원 등 특수직이 대부분이다. 관련 교육을 받은 이들이 아닌 일반 청년들에게는 그림의 떡인 셈이다.

그마저도 교원 충원 2만명 중 명예퇴직 확대로 인한 4000명은 현재 연평균(2013~2014년) 5500명의 명퇴자 외에 추가로 연간 2000명을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정부가 정책적으로 명예퇴직을 유도하겠다는 것인데 정년이 보장된 교사들이 이같은 정책에 순순히 응할 지 의문이다. 더불어 방과후 교사 4000명과 시간선택제 교사 500명도 학교 현장에서 실제 고용이 얼마나 창출될 지 확언할 수 없다.

하지만 정부는 공공부문 4만개는 물론 20만개 일자리 창출을 자신하고 있다. 정은보 기획재정부 차관보는 "공공부문 4만개는 정부가 의지를 갖고 만들어 내는 확실한 일자리이고, 민간 3만개도 직접적인 재정지원이 뒷받침되는 확실한 일자리"라며 "교육훈련도 이번에 중견기업과 대기업까지 포함했기 때문에 확실한 것만 최소로 잡았다"고 강조했다.

◆ 민간부문 16만개 장담 못해…절반은 인턴

민간부문 16만개 일자리 기회 계획도 장담할 수 없는 것은 마찬가지다. 우선 5만개는 일자리 창출이 아니라 '일학습병행제'라는 교육훈련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전체 숫자를 무리하게 늘리려다보니 일자리 창출이 아니라 '기회'를 제공한다는 용어를 선택했다.

일학습병행제는 영국 등 선진국에서 청년고용의 실효성을 높이는 좋은 제도로 평가되고 있지만 한국 현실에서 실제로 얼마나 고용으로 이어질 지 아직 검증된 바 없다.

또 16만개 중 절반에 가까운 7만5000개도 '정규직 전환 6개월 후 390만원(월 65만원)을 지급'하는 현행 제도를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행 제도조차 활성화되지 못한 실정이어서 고용효과를 장담할 수 없고 비정규직만 양산한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민간부분 정규직 채용 3만5000개도 청년고용을 늘리는 기업에 세제혜택을 주기 위해 '청년고용증대세제'를 신설할 계획이나 실제 고용효과는 미지수다.

그밖에 '임금피크제 지원금' 제도를 3년간 한시적으로 연장하는 계획도 청년고용효과 미흡하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 정년이 보장된 공공기관과 달리 민간기업의 경우 임금피크제 도입이 청년고용으로 직결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김희삼 KDI국제정책대학원 교수(인적자원정책연구부장)는 "한번 인턴 경험이 있는 구직자는 다른 인턴채용에서 배제되기 때문에 채용으로 연계되지 못하면 고용을 늘리기 위한 가교 역할을 하기 힘들다"면서 "실적보다는 실제 고용으로 연계될 수 있는 정책이 중심이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정부가 현 정권의 임기에만 초점을 맞출 경우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기 힘들다"면서 "다음 정권까지 이어질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뉴스핌 Newspim] 최영수 기자 (dream@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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