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기락 기자] 국내 소형 SUV 시장이 한국과 유럽전(戰)으로 재편될 전망이다. 현대차 신형 투싼과 쌍용차 티볼리는 한국 토종 SUV인 반면, 출시를 앞둔 쉐보레 트랙스는 독일 디젤 엔진을 탑재하기 때문이다. 르노삼성차도 스페인에서 QM3를 수입하고 있다.
29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소형 SUV 시장이 한국과 유럽전으로 재편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국내 완성차 업체가 소형 SUV 전략을 차별화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지엠이 9월부터 판매할 트랙스 1.6 디젤에는 GM(제너럴모터스) 오펠(OPEL)의 독일 엔진이 적용된다. 독일에서 엔진 완성품을 그대로 수입, 국내 공장에서 생산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투싼, 스포티지R을 비롯해 QM3, 티볼리 등과 경쟁하겠다는 전략이다.
한국지엠은 트랙스 디젤이 국내 시장에서 상당한 반향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 소비자가 독일 디젤차를 선호한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따라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SUV 판매 1위를 기록 중인 폭스바겐 티구안을 정조준한다는 복안이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트랙스 디젤의 세일즈 포인트가 독일산 디젤 엔진이고, 티볼리와 QM3가 갖지 못하는 점”이라며 “트랙스 디젤 엔진 출력은 투싼 1.7과 티구안 2.0에 견줄 만큼 뛰어나다”고 자신했다.
시계방향으로 투싼, 트랙스, QM3, 티볼리<사진 = 각사> |
국내 소형 SUV 시장은 투싼이 독주하고 있다.
올 상반기 투싼은 3만215대 판매, 전년 동기 대비 38% 뛰었다. 스포티지R은 1만7234대 판매, 28% 감소했다. 하반기 신형 스포티지R 출시를 앞두고 대기 수요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티볼리(가솔린) 1만8524대, QM3 1만155대, 트랙스(가솔린) 5307대 순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소형 SUV 경쟁이 투싼·스포티지R·티볼리 등 토종 모델과 트랙스와 QM3, 티구안 등으로 압축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지엠이 유럽 파워트레인(엔진·변속기) 전략을 내세워 QM3와 티구안 소비자를 흡수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판매량을 봤을 때, 티구안과 트랙스는 가장 가깝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 상반기 티구안은 4926대 판매, 수입 SUV 판매 1위를 달성했다. 티구안은 수입차 판매 1위를 기록한 BMW 5시리즈를 비롯해 베스트셀링카 10개 모델 중 유일한 SUV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완성차 업체의 유럽차 겨냥 트렌드가 지속될 것”이라며 “한국지엠이 트랙스 디젤 엔진 중 고성능 버전을 수입하는 것은 국산차와 함께 유럽차인 티구안과도 직접 경쟁하겠다는 전략”이라고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김기락 기자 (people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