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강필성 기자] 일본 롯데홀딩스의 주주총회가 오는 17일로 예정되면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의 표대결이 가시화 될 전망이다. 이날 주총은 신동주 부회장 측의 안건이 반영이 안돼 ‘본게임’을 앞두고 치러지는 전초전의 성격이 짙다.
다만 첫 주총에서 승리하는 자가 향후 경영권을 두고 벌어진 표결에서 고지를 점할 가능성이 높아 사실상 결승전으로 평가되고 있다.
11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롯데홀딩스는 오는 17일 주주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롯데홀딩스는 이미 지난달 주총 개최 안내장을 주주에게 발송했지만 구체적 날짜가 공개된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이번 주총에서는 사외이사 선임, 기업지배구조 개선 등의 안건이 담길 예정이다. 당초 이번 주총에는 ‘명예회장직’ 신설이 주요 안건으로 포함될 예정이었지만 내부 검토 결과 정관 변경 없이도 가능한 것으로 결론 나면서 주총 안건에 빠졌다.
명예회장직은 지난달 28일 등기이사에서 해임된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을 위해 만들어진 직함이다.
주목할 점은 신동주 전 부회장이 제기한 이사 교체 안건은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때문에 신동주 전 부회장이 주총을 요구할 경우 또 다시 주총이 이뤄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이미 ‘이사진을 전부 교체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바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11일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최근 불거진 형제간의 경영권 분쟁, 지배구조 문제 등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신 회장은 이날 "롯데는 한국기업"이라고 밝히며 "호텔롯데의 상장과 일본 계열사 지분율을 축소하겠다"고 말했다. <김학선 사진기자> |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주총의 의미는 각별하다. 신동주 전 부회장의 입장에서는 이번 지배구조 개편이나 신동빈 회장 측의 사외이사 선임에 동의할 이유가 전혀 없기 때문이다.
결국 그가 우호지분을 동원해 반대표를 행사할 경우 이번 주총은 경영권을 두고 벌어질 주총의 전초전 성격을 지닐 수밖에 없다. 현재 양측은 모두 우호지분을 과반 이상 확보했다고 자부해왔다.
이번 주총에서 누가 이기느냐에 따라 누가 더 많은 우호지분을 확보했는지 판가름이 난다는 이야기다.
물론 승부를 예단하기는 쉽지 않다.
신동빈 회장은 이날 ‘대국민 사과’를 통해 롯데홀딩스의 지분구조를 공개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신동빈 회장은 1.4%의 지분만 보유했을 뿐이고 약 33% 정도를 신격호 총괄회장이 보유한 광윤사가, 33% 정도를 우리사주협회에서 가지고 있다. 남은 31% 정도를 롯데홀딩스 임원들이 경영하는 자회사나 조합이 가지고 있는 상황.
결국 신동빈 회장과 신동주 전 부회장이 우리사주협회를 얼마나 설득할 수 있느냐에 승부가 갈리는 형태다. 광윤사 지분 33%는 신동주 전 부회장의 편을 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고 31%를 보유한 계열사 등은 신동빈 회장 편을 들 가능성이 크다. 결국 우리사주협회의 선택이 승부를 좌우하게 되는 셈이다.
결국 6일 남은 롯데홀딩스 주총의 승패는 경영권 분쟁의 향방을 점칠 수 있는 계기가 되리라는 관측이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