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추연숙 기자] 삼성 반도체 직업병의 보상 및 예방 대책과 관련해 삼성직업병가족대책위원회(가족위)가 삼성전자와 직접 협상에 나서겠다고 밝히자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이 이에 반발하며 조정 참여를 요청했다.
반올림은 11일 성명을 통해 "가족위 여섯분이 직접 대화를 원한다는 이유로 삼성 직업병 문제의 사회적 해결이라는 과제를 다시 원점으로 돌려서는 안 된다"며 "책임있는 자세로 이후 조정 절차에 임해 주실 것을 간곡히 당부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삼성전자도 가족위를 핑계삼아 조정을 무위로 돌리지 말고 보다 성숙한 자세로 조정에 임하기 바란다"고 반올림 측은 전했다.
이는 전날 가족위가 삼성전자와 당사자 협상을 마무리하겠다며 조정위원회(조정위)에 조정기일 지정을 보류해달라고 언론에 밝힌 것에 사실상 반대한다는 의미다.
지난달 23일 조정권고안을 발표하고 있는 김지형 조정위원장 <사진=뉴시스> |
이날 반올림의 성명으로, 사회적 해결을 요구하는 시민단체인 반올림과 피해 보상을 원하는 가족으로 구성된 가족위 양자간 커다란 입장 차가 확인된 셈이다. 약 8개월간 조정위가 주도해왔던 세 주체간 합의는 다시 난항을 겪을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반올림은 "현재 조정 절차는 실질적인 의견 조율 과정을 눈앞에 두고 있었다"며 "다음 주부터 조정 기일이 재개될 예정이었는데 돌연 가족위가 사실상 조정 중단을 요구하고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올림은 가족위의 요구로 조정이 시작됐다는 점, 조정 권고안에 제안된 공익법인 설립안도 '건강재단이라는 제3의 기구를 통한 보상과 예방'이라는 가족위의 제안에서 나왔다는 점 등을 근거로 "가족위가 정작 실질적인 조정을 앞두고 지금까지의 모든 과정을 되돌리는 듯해 매우 당혹스럽다"고 밝히기도 했다.
앞서 지난 3일 삼성전자는 1000억원을 출자해 공익법인을 설립하라는 조정위의 권고를 이행하는 대신 1000억원을 자사 내에 기금으로 조성해 사업장 피해 직원 및 상주 협력사 피해 직원에게 보상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뉴스핌 Newspim] 추연숙 기자 (specialke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