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최주은 기자] 올해 상반기 국내 건설사의 해외수주 발목을 잡았던 국제유가가 하반기에 더욱 하락하자 우려감이 확산되고 있다.
저유가가 지속되면서 중동 산유국들의 공사 발주 물량이 급감했다. 유가가 추가로 하락하면 공사 발주 연기나 중단이 더욱 심화될 수 있는 상황이다.
12일 건설 및 금융업계에 따르면 지난 6일 두바이유 현물 가격은 배럴당 49달러를 기록했다. 하반기가 시작된 지난달 1일을 기준으로 보면 18% 떨어졌다.
유가가 하락하자 중동 국가들은 재정압박으로 대형 공사 발주를 대거 미루고 있다. 이에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건설 수주액도 급감 추세다.
이날 기준 해외건설 수주액은 284억달러(33조8000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 412억달러(49조10000억원)보다 31% 줄었다. 특히 중동지역 수주실적은 현재 82억달러(9조7000억원)로 전년 동기 259억달러(30조8000억원) 대비 68.3% 감소했다.
국내 건설사 중 해외 수주가 크게 감소한 건설사는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이다.
현대건설은 이날 기준 2억달러(2000억원)의 해외건설 수주액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11억달러(1조3000억원)에 비하면 20%를 밑돈다. 같은 기간 현대엔지니어링은 5억달러(6000억원)를 수주해 올해 가장 많은 수주고를 올렸지만 지난해(9억달러, 1조원)에 비해 금액은 반토막 수준이다.
문제는 하반기로 갈수록 유가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핵협상이 타결된 이란이 본격적인 원유 증산에 나설 것으로 보이면서 추가적인 유가 하락이 예상된다.
저유가가 장기간 지속될 경우 국내 건설사의 해외건설 수주는 점점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선일 대신증권 연구원은 “해외건설 수주 부진은 저유가 지속에 따른 중동지역 발주량 감소”라며 “연말까지도 중동지역 수주여건은 부정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건설사들도 하반기로 갈수록 수주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예상했지만 최근에는 상황이 녹록치 않음을 감지하는 분위기다.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이란 핵협상 타결로 증산 움직임, 세계경기 부진 등의 여파로 유가가 지속 하락 추세”라며 “저유가가 지속되면 해외수주 실적 부진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해외건설 수주 다변화를 위해 신시장을 개척하고 있지만 중동은 여전히 최대시장”이라며 “유가 하락이 산유국 재정악화를 야기하면서 중동발 대형 프로젝트 발주 연기가 수주 급감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최주은 기자 (jun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