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기락 기자] 국내 준대형차 시장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한국지엠이 미국에서 임팔라 수입·판매에 나서며 현대자동차 그랜저에 맞불을 놨기 때문이다. 준대형차 시장이 한국 토종 제품인 그랜저와 미국 대표 차종의 경쟁으로 모아진 것이다.
12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한국지엠은 임팔라를 계약한 소비자에게 오는 27일부터 차량 출고를 시작할 예정이다. 임팔라는 지난달 말일부터 사전계약에 들어가 영업일수 6일만에 1000대를 넘어섰다.
한국지엠은 임팔라 흥행을 확신하고 있다. 그동안 한국지엠이 GM대우 시절부터 판매한 베리타스, 스테이츠맨, 알페온 등과 비교해 높은 경쟁력을 갖췄다는 판단에서다.
임팔라는 미국 제너럴모터스(GM)에서 국내로 수입되는 수입차다. 한국지엠은 국내 완성차 업체의 애프터서비스 등 장점을 내세우는 것과 동시에 오리지널 GM 제품이라는 특징을 부각시키겠다는 전략이다. 회사 내부적으로 연간 2만대 판매를 기대하고 있다.
임팔라 판매 가격은 ▲2.5ℓ LT 3409만원 ▲2.5ℓ LTZ 3851만원 ▲3.6ℓ LTZ 4191만원로, 미국 판매가 대비 300만~500만원 낮게 책정됐다.
이를 통해 현대차 그랜저의 아성에 도전하겠다는 게 한국지엠의 복안이다. 판매량으로 꺾기는 어렵겠지만, 쉐보레 브랜드의 존재감을 분명히 보여주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또 법인 수요가 많은 준대형차 시장에 임팔라를 투입하기로 했다.
국내 준대형차 시장은 그랜저가 독주하고 있다. 그랜저는 올들어 7월까지 4만8633대 판매됐다. 같은 기간 기아차 K7은 1만1375대, 르노삼성차 SM7 2382대 팔렸다.
이 때문에 현대차는 임팔라 출시에 따른 그랜저 판매량 변화가 미미할 것으로 보고 있다. 판매량이 차이가 큰데다, 내년 신모델을 출시해 경쟁력을 더욱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내년에 신형 그랜저를 새롭게 선보일 계획”이라며 “내년 초 신형 K7도 출시해 준대형차 브랜드 파워를 지켜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신형 K7에는 가솔린 엔진 외에 디젤 엔진도 장착될 예정이다.
관련 업계는 그랜저가 가솔린 엔진을 비롯해 디젤, 하이브리드 모델 등을 갖춘 반면, 임팔라는 가솔린 모델만 판매한다는 점에서 임팔라의 다양성 부재를 우려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디젤 및 하이브리드 등 소비자의 다양한 요구에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며 “한국지엠이 임팔라의 신차 효과를 장기적으로 누리려면 한국 소비자를 위해 상품 경쟁력을 더욱 높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르노삼성차도 최근 르노그룹이 발표한 탈리스만을 토대로 내년 상반기 준대형차를 생산·판매할 방침이어서 준대형차 시장의 변화가 주목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김기락 기자 (people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