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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운용소득, 38% 분리과세"발의…법인세 해법?

기사등록 : 2015-08-13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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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수미 의원, 법인세법 발의…이중과세 지적도

[뉴스핌=정탁윤 기자] # 건축·자동차용 페인트 등을 생산하는 대기업인 KCC는 지난 2011년 삼성에버랜드(현 제일모직) 지분 17%를 7700억원에 사들였다. 연간 영업이익이 2000억원에 못미치던 회사의 이 같은 투자에 무모하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그러다 올해 제일모직과 삼성물산간 합병 발표로 주가가 급등, KCC는 2조원대의 '잭팟'을 터뜨렸다.

KCC처럼 대기업이 사내유보금을 주식, 부동산 등에 운용해 이익을 내면 이를 기업 영업활동으로 인한 이익과 분리해 38%의 세율을 물리는 법안이 발의됐다.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대기업 사내유보금을 투자로 돌려 일자리와 근로자 임금을 늘리겠다는 취지다.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해 내놓은 기업소득환류세제와 같은 맥락이다.

새누리당과 정부가 법인세 인상에 반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대안 성격의 법안이어서 향후 논의결과가 주목된다. 재계와 정치권에 따르면 국내 주요 대기업의 사내 유보금은 700조원이 넘었다.

은수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최근 이같은 내용이 담긴 법인세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법안의 주요내용은 ▲이자소득 ▲배당소득 ▲주식소득 ▲부동산 임대소득 등 기업목적을 벗어난 대기업의 자산운용소득에 대한 법인세율을 현행 22%에서 개인소득세와 형평에 맞추어 38%로 상향 조정하는 것이다.

은수미 의원은 "우리 경제가 활력을 되찾을 때까지 한시적으로라도 사내유보금을 비롯한 자산운용수익에 대해 과세를 강화함으로써 기업이 돈놀이가 아니라 투자와 혁신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고, 이것이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는 우리경제의 선순환 구조를 확립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치권의 반응은 일단 긍정적이다. 정부여당이 법인세의 'ㅂ' 자도 못꺼내게 하고 있는 상황에서 기업 전체 소득이 아닌 자산운용소득에 한정해 세율을 높이자는 아이디어가 참신하다는 평가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입법조사처 관계자는 "가계와 기업간 불균형을 해소하자는 차원이기에 취지는 괜찮은 것 같다"며 "법인세 일반 원칙과 안맞는 측면도 있지만 일반 원칙과 안맞는 과세도 많이 하고 있기 때문에 검토해볼만 하다"고 말했다.

국회의 다른 관계자도 "그 동안 법인세 문제는 여야간 철학의 차이가 컸기 때문에 한발짝도 나아가지 못했다"며 "최근 새누리당내에서도 법인세 문제와 관련 전향적인 입장이 들리는데 은수미 의원 안이 여야 협상의 실마리가 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예상했다.

하지만 정부와 대기업은 이 법안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이다. 

기획재정부 세제실 고위 관계자는 "이같은 법안은 세계적으로 입법 전례가 없다"며 "또 행정적으로 기업의 이익을 구분하기 쉽지 않아 현실화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미 기업들이 부동산이나 이자 소득에 소득세를 내고 있는 상황에서 이중과세 아니냔 지적도 나온다.

기획재정위원회 새누리당 간사인 강석훈 의원은 "법인에서 올린 이자소득도 결과적으로 법인의 재투자 여력으로 들어가는 것 아니냐"며 "추가 검토가 필요하지만 법인과 개인의 소득세 체계를 같이 한다는 것은 법인과 개인을 혼동하는 측면이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정탁윤 기자 (tac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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