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승환 기자] 지난 1~7월 중국 지방정부가 발행한 지방채 규모가 1조4300억위안(263조원)을 돌파했다고 복수의 중국매체가 인민은행이 발표한 통계를 인용해 20일 보도했다. 이는 지난해 전체 발행량인 4000억위안(76조원)의 3배를 상회하는 규모다.
지난 3월과 6월 중국 당국이 실시한 대규모 지방채 교환 프로그램의 영향으로 지방채 발행이 가속화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지방채 발행이 향후 지방정부의 주요 자금조달 방식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 20년간 지방정부의 채권발행을 금지해왔다. 그러나 지방정부의 대규모 부채 압박을 해소하기 위해 지난해 5월 베이징, 상하이, 광둥 등 10개 지역을 지방채 발행 시범도시로 선정하는 등 지방채 시장 조성에 나섰다.
지난 3월 재정부가 지방정부가 1조위안 규모의 고금리 부채를 저금리 채권으로 교환하는 방안을 허용한 데 이어, 6월에도 1조위안의 지방채 교환프로그램을 추가적으로 인가하는 등 지방채 발행이 본격적으로 궤도에 올랐다.
중국 제일재경에 따르면, 지난 2013년 6월 기준 지방정부의 부채 10조8900만위안에서 회사채, 중기어음, 단기융자채 등을 포함한 채권이 차지하는 비중은 10.5%를 머물렀다. 액수는 1조1400만위안으로 규모가 작지 않지만 전체 부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이 같은 지방채 발행 확대에 대해 전문가들은 우려를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리치린 민생증권 연구원은 “만약 자금 상황이 여유롭다면 시장이 지방채를 소화하는 데 무리가 없을 것이나, 유동성이 경색되면 소화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량자오지 DBS은행 연구원도 “새로운 지방채 발행에는 리스크가 따른다”며 “시장이 위험성를 떠안아야 하는 새로운 자산에 대한 수요가 있을 지 미지수”라며 “이미 상당수의 지방정부가 저금리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방채가 당국의 확실한 보장을 받지 못할 뿐만 아니라, 인민은행으로부터 담보물로 인정해 줄 지 여부도 확실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순빈빈 초상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통화 완화정책이 일정부분 제한되고 있는 상황에서 시장의 예측을 뛰어넘는 대규모의 지방채가 공급된다면 올해 채권 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대해 리치린 연구원은 "장기적으로 지방채 공급이 채권시장의 금리 하락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기존 금리가 높았던 성투채(城投債,지방정부 융자플랫폼을 통해 간접 발행한 지방채)를 금리가 낮고 만기가 긴 지방채로 대체하면서 시장의 채권 금리가 전반적으로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뉴스핌 Newspim] 이승환 기자 (lsh8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