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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대출 증가세 소득증가의 3배 넘겼다..부채관리 빨간불

기사등록 : 2015-08-25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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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층별 맞춤식 관리 나서야..고용대책 병행 추진해야

[뉴스핌=김남현 기자] 가계대출 증가세가 소득증가세의 3배를 넘기며 부채관리에 빨간불이 켜졌다. 소득으로 빚을 갚을 능력이 한계점에 다다르고 있어 자칫 가계부채발 경제위기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당국과 전문가들은 일단 이 같은 증가세가 금융시스템 전반적으로 퍼지는 소위 '시스템적 리스크'로까지 번질 단계는 아니라고 봤다. 다만 계층별 분석과 함께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 그리고 고용대책 마련이 병행 추진돼야 할 것으로 진단했다.

<자료제공 = 한국은행, 통계청>
25일 한국은행과 통계청에 따르면 2분기(4~6월) 말 가계대출은 1070조9791억원을 기록, 전 분기 대비 31조6578억원(3.0%) 증가했다. 장기추세를 볼 수 있는 전년 동기 대비 증감률은 9.5%에 달했다. 이는 2008년 3분기 10.7% 이후 6년 9개월만에 최고치다.

가계대출의 전년동기대비 증감률은 지난해 2분기 5.6%를 기록한 이래 3분기(7~9월) 6.4%, 4분기(10~12월) 6.7%, 올 1분기(1~3월) 7.7%로 증가세가 가팔라지고 있다.

가계대출에 판매신용까지 포함한 가계신용은 전 분기 대비 32조1890억원(2.9%) 증가한 1130조494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한은이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2년 4분기(10~12월) 이후 증가폭과 잔액 모두 역대 최고치다.

반면 2분기 처분가능소득은 348만3800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1% 상승에 그쳤다. 처분가능소득은 지난해 1분기 5.1%로 반짝 상승한 이래 2분기 2.8%, 3분기 2.8%, 4분기 2.9%, 올 1분기 3.0% 등 거의 변화가 없는 상황이다.

그렇잖아도 처분가능소득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지난해 164.2%를 기록하며 2002년 통계 집계 이후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바 있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비율은 170%를 넘길 것으로 보인다.

◆ 위기단계 아직 아니나 문제는 증가속도

이 같은 증가세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우려할만한 수준은 아니라는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부동산 가격도 올해 안에 당장 추락할 가능성도 낮다고 봤다.

한은 관계자는 “경제규모가 커지면서 절대금액이 커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면서도 “전반적인 시스템 리스크로 번질 가능성은 없다. 다만 취약계층과 저소득층의 어려움은 걱정된다”고 전했다.

임진 한국금융연구원 거시경제연구실장도 “가계부채가 부동산 시장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라 부동산 시장이 어떻게 되느냐가 관건”이라며 “대외 금융시장이 불안하지만 부동산시장이 올해 안에 크게 달라질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반면 이주열 총재도 총량규제에 나설 때라고 언급한게 지난 6월 11일 금융통화위원회 기자회견이었다는 점에서 우려 수준은 한층 커진게 사실이다. 당시 이 총재는 “가계부채 문제는 총량기준으로 봤을 때 어느 정도 신경을 쓸 때가 됐다”며 “총량으로 봤을 때나 최근 늘어나는 속도로 봤을 때 이제는 부채관리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때”라고 말했었다. 정부도 7월 말 ‘가계부채 관리방안’을 마련하고 고정금리·분할상환의 질적구조 개선 등 대책과 함께  가계부채 상시점검반 운영 등을 발표한 바 있다.

증가속도가 빠르다는 우려도 나왔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안심전환대출 전환에 따라 주택담보대출이 늘었다고는 하지만 시중은행 주담대를 중심으로 가계대출 증가 추세가 바뀌지 않고 있다. 또 은행이건 비은행기관이건 신용대출도 빠르게 늘고 있다는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 계층별 미시분석 해야..정부 가계부채대책 평가 갈려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23일 서울 중구 태평로 금융위원회 기자실에서 서민금융 지원강화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임 위원장은 이날 "가계부채 질 개선을 위해 오는 2018년까지 270만명에게 22조원의 서민자금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김학선 사진기자>
가계부채 통계가 총량으로만 집계되면서 계층별 연령별 분석이 빠져있다는 지적이다. 빚을 갚을 능력이 있는 사람이야 모르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들에 대한 정확한 진단이 없다는 것이다.

조영무 연구위원은 “이 같은 통계는 사실상 장님 코끼리 만지기에 불과하다”며 “빌려주는 금융기관 입장에서야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빌리는 가계 쪽에서는 어떤 소득과 연령계층의 부채상환 능력이 어떻게 변하는지 현황을 모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 가계부채 관리방안에 대한 평가도 엇갈렸다. 한은 관계자는 “정부 대책이 당장 3분기 중 효과가 나타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정부기관들이 모여 논의했다는 데 의미가 있고 당장 정부 쪽 스탠스에 변화가 있다는 심리적 효과도 있었다”고 전했다.

임진 실장도 “당장 총량규제를 한다는 것은 좋은 생각이 아니다. 이 경우 고소득층이나 높은 담보가치를 보유하고 있는 쪽에 우선해 대출이 나갈 수 있어서다”며 “정부가 마련한 분할상환 조치는 지금부터 대출을 받으려는 사람들에게 지나친 대출을 억제할 수 있어 장기적으로 긍정적인 효과를 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조영무 연구위원은 “정부가 총부채상환비율(DTI)을 유지한채 그 효과를 내기 위한 고육책이다. 소득범위를 까다롭게 할수 있어 소득증빙이 어려운 노년층이나 자영업자층의 대출이 까다로워 질 수 있다”며 “최근 가계부채 증가는 20~30대가 전·월세 부담에 쫓기듯 집을 사면서 늘어난 것인데 가계부채 증가 주도층과도 맞지 않다”고 말했다.

◆ 고용대책등 장기 연착륙방안 필요

`추적60분` 우리나라 노인 빈곤 실태 및 방안 <사진=KBS 2TV `추적60분`>
가계부채 문제를 해결키 위해서는 계층별 대응책과 함께 고용대책을 병행하는 장기 연착륙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조영무 연구위원은 “계층별로 달리 대응해야 한다. 서민금융강화 방향도 잘못돼 있다. 부실화 가능성이 높은 계층에 대한 대출을 늘리는 방식이기 때문이다”며 “소득 있고 증빙가능하고 상환능력이 있는 쪽의 대출을 늘리는 방향으로 풀어주는게 그간 주택담보대출비율(LTV)와 DTI를 완화하고 기준금리를 인하한 정책 방향과도 맞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시간이 걸리더라도 저소득층과 취약계층의 취업을 늘리는 대책이 반드시 필요하다. 가계부채 대책반에 고용노동부와 산업통상자원부가 같이 들어가 취약계층 관리 대책을 함께 고민하고 이들이 취업과 창업을 늘릴수 있는 대책을 같이 내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임진 실장도 “부동산 가격이 2~3년 후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내년에 경기가 좋지 않을 경우 문제될 수 있다”며 “분할상환 조치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가계부채의 질적 개선인 개선과 함께 구직과 실업에 대한 대책도 세워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남현 기자 (kimnh21c@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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