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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시장 호령에 중앙銀 '고개 숙였다'

기사등록 : 2015-08-26 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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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준 다음 행보는 긴축 아닌 통화완화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우는 아이에게 떡 하나 더 주듯 중국 인민은행이 기준금리와 지급준비율 인하를 단행, 패닉에 빠진 금융시장을 진정시켰다.

지구촌 자산시장의 ‘테러’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9월 금리인상 불발은 이미 기정 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연준이 금리인상 시기를 저울질하는 사이 중국이 선제적으로 위안화 평가절하를 단행, 정책 행보의 선수를 놓쳤다는 평가에 이어 양국 중앙은행이 시장에 백기를 들었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위안화[출처=블룸버그통신]
실제로 정책자들을 향해 호령하는 시장의 목소리가 점차 과감해지고 있다. 지난 24일 이른바 중국발 블랙먼데이를 빌미로 일부 투자은행(IB)이 연준의 금리인상 예상 시기를 늦춘 데 이어 연준의 다음 행보가 긴축이 아닌 통화완화일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일부 시장 전문가들은 중국 인민은행도 선진국에 이어 양적완화(QE)를 단행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인민은행이 9개월 사이 다섯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했지만 실물경기 부양 효과는 지극히 제한적일 것이라는 지적이다.

통화정책으로 실질적인 부양효과를 기대하려면 전통적인 수단이 아니라 비전통적 카드를 꺼내 들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새너패드의 존 루트리지 최고투자전략가는 25일(현지시각) CNBC와 인터뷰에서 인민은행이 선진국과 같은 QE를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민은행이 연이어 초강수를 두는 것은 실물경기의 하강 기류를 정책자들이 인식했다는 의미로 볼 수 있으며, 앞서 금리 및 지준율 인하에서 확인된 것처럼 실질적인 경기 부양 효과는 나타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그는 “중국 위안화가 주요 이머징마켓 통화에 대해 연초 이후 15% 이상 뛰었다”며 “위안화 강세가 중국 경제 성장 둔화의 핵심 축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강조했다.

달러화[출처=블룸버그통신]
미국 연준을 압박하는 시장의 목소리도 점차 고조되고 있다. 9월 금리인상 보류는 물론이고 연내 긴축을 단행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 이어 통화완화 카드를 다시 꺼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세계 최대 헤지펀드 브릿지워터 어소시어츠의 레이 달리오 대표는 투자 보고서를 통해 “연준의 다음 행보는 통화정책 정상화 수순이 아니라 통화완화일 것”이라고 판단했다.

글로벌 경제 전반에 걸쳐 디플레이션 리스크가 확산될 경우 연준이 동원할 수 있는 정책 수단이 지극히 제한적이라는 지적이다.

그는 인플레이션에 기초한 경기 확장보다 디플레이션 압박을 동반한 경기 위축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고 판단했다.

또 연준 정책자들이 중장기적인 경기 사이클을 간과한 채 단기적인 비즈니스 사이클에 지나치게 집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중국의 전격적인 금리 및 지준율 인하가 자유낙하를 연출했던 글로벌 증시에 반전을 일으켰다.

독일 DAX 지수가 5% 가까이 뛰며 1만선을 회복했고, 영국과 이탈리아 등 유럽 주요 증시가 일제히 랠리했다.

뉴욕증시에서도 나스닥 지수가 장중 2% 이상 상승했고, 다우존스 지수가 장중 500포인트 급등한 뒤 상승폭을 축소했다.

채권시장의 연준 금리인상 기대감은 크게 꺾였다. 국채 선물시장에서 확인된 트레이더들의 9월 금리인상 가능성은 26%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7월 말 40%에서 크게 떨어진 수치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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