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뉴스핌 홍우리 특파원] 증시 폭락 및 경기둔화에 대한 대응책으로 중국 정부가 금리·지급준비율(지준율)을 기습적으로 인하한 가운데 이번 조치가 시장에 미칠 효과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의 조치를 일단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이번 조치금리 및 지준율 인하 첫 거래일인 오늘(26일) 중국 증시가 반등하거나 최소한 급락세가 멈출 것으로 점치고 있다.
A주가 24일에 이어 25일에도 8% 가까이 크게 떨어지면서 상하이지수가 3000포인트 아래로 하락, 불과 4거래일 만에 상하이지수가 20% 넘게 빠지자 시장에서는 지준율 단행이 임박했다는 전망이 우세했다.
결국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25일 밤 1년 만기 대출금리와 예금금리를 각각 0.25%p씩 인하해 26일부터 적용하고, 지준율 또한 0.5%p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1년 만기 대출금리와 예금금리는 각각 4.6%와 1.75%로 조정되고, 지준율은 18.5%에서 18%로 인하된다.
26일 상하이종합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53% 상승한 2980.79포인트로 출발했다.
◆ 리스크 고조, 경기침체 우려 불식 및 시장 안정 급선무
인민은행이 예상을 뛰어 넘는 부양카드를 꺼내든 데에는 외국환평형기금 감소 ·경기하향 압력 확대·시장 분위기 혼란 등 3가지 배경이 깔려있다.
외국환평형기금이 7월 3080억 위안 감소한 데 이어 8월에도 큰 폭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면서 지난주(14-21일) 공개시장조작과 MLF 를 통해 유동성 공급에 나섰지만 효과가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지준율 인하를 통해 장기 유동성을 공급하고 금리를 안정시키고자 하는 의도로 풀이된다. 또한 8월 PMI 잠정치가 2009년 이래 최저치로 집계되고 3분기 경제성장률이 7%를 하회 부담이 커진 것도 인민은행의 결정을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위안화 평가절하와 증시의 잇따른 폭락으로 인해 시장에 공포감이 만연해 진 것이 결정적 원인이 되었다는 분석이다.
중국사회과학원 금융연구센터 왕숭치(王松奇) 부주임은 “현재 각 지역의 국내총생산(GDP)나 투자지표에 거품이 끼어있고, 석탄이나 철강 등 업계는 생산과잉이 심각해 생존이 어려우며 서비스업 또한 위축되고 있고 그나마 농업만 비교적 안정적인 상황”이라며 “실물경제 상황이 매우 안 좋아 통화정책의 자극이 시급했다”고 지적했다.
중앙재경대학 중국은행업연구센터 궈톈융(郭田勇) 주임은 “이번 금리 및 지준율 인하는 현재 중국 국내 경제가 침체상태를 벗어나지 못한 것과 더불어 최근 글로벌 자본시장 파동과도 관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 금리+지준율 인하 경제·증시에 ‘단비’, 증시 반등 기대
전문가들은 이번 금리 및 지준율 인하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이 것이 시장에 ‘안정제’가 되어 투자 자신감 회복을 견인, 증시가 반등할 것으로 전망한다.
화태증권(華泰證券) 수석 이코노미스트 뤄이(羅毅)는 “이번 조치로 약 7100억 위안의 유동성이 공급되고, 통화총량이 4조 위안으로 늘어나는 파생효과가 예상된다”며 “이는 통화완화 기조가 변하지 않았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루팅(陸挺) 또한 “중국은 이미 더욱 전통적이고 더욱 시장을 토대로 한 조치를 통해 시장 동력을 진작시키고 실물 경제 회복을 돕고 있다”며 “통화완화조치는 증시 및 경제 부양에 있어 사용도가 높은 조치”라고 지적했다.
남방펀드(南方基金) 이코노미스트 양더룽(楊德龍) 역시 인민은행의 이번 조치가 경제와 증시 모두에 ‘단비’라고 표현하며 시장 유동성 증가 및 자신감 진작을 자극해 증시 반등을 이끌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만굉원증권(申萬宏源證券)은 “과거 경험을 볼 때 금리 및 지준율 인하는 모두 시장 유동성 개선과 금리 하향에 도움이 된다”고 밝혔고, 영대증권(英大證券) 수석 이코노미스트 리다샤오(李大霄) 또한 “이번 조치는 기업 융자비용 절감 및 경제 안정에 유리할 뿐 아니라 부동산 및 증시 안정에도 도움이 되어 수요일(26일) 증시가 반등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진단했다.
[뉴스핌 Newspim] 홍우리 기자 (hongwoor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