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나래 기자] 한국거래소의 지주회사 전환 작업이 가까스로 한 고비를 넘겼다. 노조의 강한 반발로 갈등을 겪던 거래소 노사 양측이 합의점에 거의 접근했다. 김정훈, 박대동 의원 등이 고사하면서 진통을 겪던 의원 입법 발의 문제도 이진복 새누리당 의원(부산 동래구)이 총대를 메면서 해결됐다.
3일 이진복 의원은 한국거래소의 지주회사 전환 관련 법안을 대표 발의했다. 법안에는 거래소의 지주회사 전환시 지주회사를 부산으로 이전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또 법안과 별도로 현재 추후 거래소 자회사 등 중 청산 담당회사를 부산에 설치할 것도 요구했다.
이로써 거래소의 지주회사 전환 및 이후 기업공개 작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현 시점에 오기까지 거래소는 노사 갈등 등 안팎으로 상당한 진통을 겪었다.
금융위원회와 거래소측은 애초부터 의원 입법을 통한 지주사 전환을 추진해왔다. 다만 유력시되던 의원들이 모두 고사하면서 거래소와 금융위는 정무위가 아닌 다른 상임위 의원들과도 접촉을 시도하기도 했다.
앞서 관련이슈가 촉발된 6월에는 코스닥 분리에 대해 신중론을 꺼내들며 정부안에 브레이크를 건 김정훈 새누리당 의원(부산 남구갑)이 관련 법안을 발의하지 않겠냐는 관측이 많았다. 하지만 김 의원은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을 맡으면서 한 발짝 물러섰다. 이에 금융위는 여당에선 박대동, 신동우 의원, 야당에선 김기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등을 찾아 법안에 대해 설명하기도 했다.
이어 최근 박대동 의원이 대표발의 법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며 대표발의를 사실상 맡기로 했지만 거래소 노사간 대립이 이어지면서 결국 박 의원도 두손을 들었다. 의원 입법이 물건너간게 아니냐는 관측이 잠시 흘러나왔던 이유다.
사실 거래소 지주회사 전환과 관련, 국회 부산 출신 정무위 의원들은 자칫 이해관계에 얽힌 것처럼 비춰질 수 있다는 점에서 대표 발의에 대해선 신중한 입장을 보여왔다. 박 의원 역시 초기엔 긍정적인 입장을 취했으나 거래소 노조 반발이 거세지자 노사 양측의 합의서를 요구했다 의견차가 좁혀지지 않자 고심 끝에 고사한 것.
물론 이날 이 의원이 총대를 메며 관련법안은 발의됐지만 거래소 노사 양측이 완전한 합의에 이른 것은 아니다. 거래소 측은 "현재 노사 합의가 거의 이뤄진 상태"라고 답했고 노조 측은 노코멘트 입장을 취했다. 다만 노조의 이 같은 '특별한 입장 불표명'은 과거 대비 진일보됐다. 노조는 지난 주까지만 해도 지주회사 전환에 대해 반대한다는 입장을 강하게 표명해왔다.
현재 노조는 거래소의 지주회사 전환에 대해 큰 틀에서 공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주회사 전환시 직원 연봉 및 고용 문제에 대해 사측에 보장을 요구했다는 후문인데 이런 부분들에 대해 양측이 합의점에 거의 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원회 고위 관계자는 "국정감사가 끝나는 대로 논의를 시작해 연내 거래소의 지주회사 전환을 완료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며 "법안 발의 후 충분한 공청회를 거쳐 내년에는 IPO(기업공개)도 완료한다는 계획"이라고 전해왔다.
[뉴스핌 Newspim 김나래 기자] (ticktock032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