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필요하면 내년 9월로 예정된 양적완화(QE) 종료 시점을 연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유로존에서 디플레이션이 재자 발생할 우려를 언급하면서 부양 정책 의지를 확인했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출처=AP/뉴시스> |
ECB는 지난 3월부터 월 600억 유로의 채권매입 프로그램을 통해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하고 있다. ECB는 이날 공공부문 단일 자산 매입 한도를 발행잔액의 최대 25%에서 33%로 늘렸다.
드라기 총재는 유로존이 회복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면서도 그 속도가 다소 느려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날 ECB는 올해부터 3년간 유로존의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올해 성장률은 지난번 1.5%보다 낮은 1.4%로 예상했으며 내년 성장률은 전망치는 당초 1.9%보다 낮은 1.7%로 제시했다. ECB는 2017년 성장률 예상치도 2.0%에서 1.8%로 내렸다.
드라기 총재는 경제 전망의 하방 위험이 더 큰 상황이라고 진단하면서 향후 신흥시장에서 전개되는 상황이 유럽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중국의 경기 둔화가 무역 등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언급하면서 중국 경제를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CB는 유로존의 물가상승률 전망치도 하향 조정했다. 올해 인플레이션률 전망치는 기존 0.3%에서 0.1%로 내렸고 내년 수치는 1.5%에서 1.1%, 2017년 전망치는 1.8%에서 1.7%로 각각 수정했다.
이에 대해 드라기 총재는 "물가상승률 전망치 조정은 대부분 유가에 기인했다"면서 인플레이션 전망 역시 하방 위험이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디플레이션 가능성도 언급했다. 드라기 총재는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굉장히 낮은 상태"라면서 "향후 디플레이션을 볼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ECB 정책위원회는 현재 2%인 물가상승률 목표치 변경을 논의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날 ECB는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치인 현 0.05%로 동결했다. 하루짜리 예금에 적용되는 예금금리와 한계대출금리도 각각 종전의 마이너스(-) 0.20%, 0.30%를 유지했다.
드라기 총재는 "정책위원회는 금리 인하를 논의하지 않았으며 양적완화 규모를 즉시 확대하자고 주장한 위원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김민정 특파원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