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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인터넷(IoT) 노리는 보안업계…"새 시장 열릴까"

기사등록 : 2015-09-04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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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안 절실한 IoT 시대, 주도권 두고 통신사 vs 보안업계 '동상이몽'

[뉴스핌=이수호 기자] # 해커들이 스마트TV에 탑재된 카메라와 로봇청소기에 장착된 카메라를 해킹해 사생활 영상 유출을 시도한다. 이를 감지한 보안업체는 바로 차단하고 해커들의 침입을 알린다. 알림 신호는 집주인의 스마트폰을 통해 전달되고, 보안업체 직원들은 해커들의 위치를 추적하기 시작한다.

국내 사물인터넷(IoT) 시장이 커지면서 보안시장도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4일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에 따르면 IoT 해킹으로 인한 경제적 피해가 2020년 18조원까지 증가할 전망이다. 자연재해 2조7000억원, 사이버공격 피해 3조6000억원에 비하면 엄청난 손실이다.

이 때문에 침입자의 출입을 통제하는 물리보안부터 이를 관리·감시하는 관제보안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더불어 휴대전화 단말 분실과 도난, 무선신호 교란을 통한 서비스 방해, 데이터 위·변조 등이 최근 보안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초기 IoT 시장의 주도권을 통신업체가 쥐고 있는 만큼, 기존 보안업체들에 시장선점의 기회가 주어질 지 미지수다.

◆ 초기 IoT 주도권 쥔 통신사…"보안도 우리 몫"

SK텔레콤의 보안 자회사 NSOK는 지난해 4월, 400억원 출자를 결정했다. 영상보안과 무인경비 시스템을 하나로 합쳐 보안사업을 대폭 강화하기 위해서다. 이달에는 국내 물리보안 업계 1위인 에스원과도 손을 잡았다. 올해안에 스마트폰으로 집안의 방범 상태를 설정, 해제할 수 있고 침입과 이상이 생기면 곧바로 알림메시지가 전송되는 '세콤 홈 블랙박스' 보안서비스를 내놓을 예정이다. 

KT의 보안 자회사 KT텔레캅도 올해 초 비슷한 기능의 '홈캠' 서비스를 출시했다. 움직임과 소리 감지 기능을 갖췄고, 가입조건을 KT 요금제와 연결해 시너지를 노리겠다는 전략이다.

                               LG유플러스의 IoT 서비스 'IoT@홈' <사진제공 = LG유플러스>
이통 3사 중 IoT 사업에 가장 많은 공을 들이고 있는 LG유플러스는 보안을 위해 자체 정보보안 팀을 꾸렸다. 이를 통해 해킹이나 내부 침입을 사전에 방지할 수 있는 보안솔루션을 갖췄다. 

이처럼 통신업계가 자체 보안 솔루션 확보에 주력하는 이유는 초기 IoT 시장을 제조사나 보안업체에 뺏기지 않기 위해서다. 결국 솔루션 가동부터 보안까지 섭렵하며 일련의 모든 IoT 사업군을 통신사가 끌고 가겠다는 복안이다.

업계 관계자는 "IoT는 통신업계의 새로운 미래 먹거리"라며 "국내외 다양한 분야의 제조, 서비스 회사와 전략적 제휴를 통해 IoT의 새로운 가치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 때를 기다리는 보안업계…"결국 보안은 전문가가 나서야"

반면 보안업계는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 눈치다. 기본적으로 엔드투엔드의 보안에는 통신사들이 기민하게 대응하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특히 관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정보보안 업계의 경우, 기술적 자신감이 남다르다.

보안업계에서 강조하는 '엔드투엔드'란 단말기들 간에 전송되는 정보들을 처음부터 끝까지 암호화해 전송하는 기술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단말기간의 연결은 교신이 암호화 됐다가 암호가 풀리는 것을 반복하며 전송이 진행된다. 그러나 엔드투엔드 기술을 적용하면 시작과 끝이 모두 암호화가 돼 전송되기 때문에 해킹의 위험이 크게 줄어든다. 보안업체 입장에선 이 기술 만큼은 통신사들이 단기간에 따라오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통신사가 잘하는 나름의 보안 기술이 있고, IoT와 관련한 해킹방지 기술은 또 다른 것"이라며 "아직은 통신업계가 이를 완전히 구비했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고, 시장이 자리를 잡으면 우리가 해야하는 몫이 분명히 생긴다"고 설명했다.

이미 글로벌 보안업체 시만텍은 자사가 보안을 제공하고 있는 IoT 기기가 자동차, 스마트 계량기, 텔레비전, 주요 기반 시설 등 10억대를 돌파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처럼 글로벌 시장에선 이미 보안업체가 IoT 시장의 주축으로 성장했다는 점도 국내업체들이 자신감을 갖는 이유 중 하나다.

이에 안랩과 SK인포섹, 이스트소프트 등의 대형 보안업체들은 이미 내부에 IoT 보안과 관련한 사업부를 구성하거나 향후 시장성 파악에 돌입했다. 안랩은 올해 초 조직개편 이후 팀별로 사업부를 나눠서 별도의 IoT 부서가 없는 대신, 전 부서가 IoT 보안에 대응하겠다는 계획이다. 

SK그룹의 보안 자회사인 인포섹은 단말기들이 연결되는 부분과 이를 지켜보는 관제 부문에서 수익성 여부를 점검하고 있다. 이를 통해 가장 적합한 보안상품 모델 구축에 나서겠자는 전략이다. 오는 2018년 경에는 모델 구축이 완료돼 IoT 보안관련 수익이 급속도로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은 확실하게 시장이 구축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시장이 무르익으면 정보 보안 업체들이 주도권을 쥐게 될 것"이라며 "우리가 보안에서 어려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 통신사나 제조사 등의 기업고객들은 핵심 사업이나 수익성이 있는 것들에 집중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스핌 Newspim] 이수호 기자 (lsh5998688@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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