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정연주 기자] 한국은행의 중국 경제에 대한 우려가 상당하다. 내수 회복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는 여전했지만 경제주체 심리 회복에 대한 자신감이 다시 꺾였다. 중국발 신흥시장국 금융불안에 경계심도 높아졌다.
한은은 11일 발표한 '9월 통화정책방향'과 '최근의 국내외 경제동향'에서 "앞으로 국내경기는 그간의 확장적 경제정책에 힘입어 점차 개선되겠으나 속도는 완만할 것"이라며 "다만 경제심리 회복 여부, 중국 및 자원수출국 성장 둔화 가능성, 미 연준 금리인상에 따른 신흥국 금융시장 불안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상존한다"고 국내 경기를 평가했다.
지난달 통방문과 비교해보면 우선 세계경제 진단에서 대외 불안요인으로 미국의 금리인상 이슈보다 중국의 금융·외환시장 불안이 우선순위로 언급됐다. 한은이 8월 금통위 이후 단행된 기습적인 위안화절하를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통방문 총평에서도 보통 '일부 신흥시장국'이라 통칭하던 부분에 이달 '중국'이란 문구가 새롭게 등장했다.
이러한 대외 경제여건으로 인해 한은의 국내경기에 대한 자신감도 다소 위축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통방문에서 언급된 '소비심리가 개선되는 모습 '이란 문구는 이달 '심리 개선이 미흡하다'로 톤다운됐다. 통방의 심리 표현은 올 4월부터 개선과 위축, 그리고 미흡을 오가며 사실상 통방의 시그널링 기능을 상실한 것으로 보인다.
내수 자체는 완만하나마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다만 중국발 위기로 부진한 수출에 대한 우려가 컸다. 8월중 수출(393억달러, 통관기준)은 IT제품 수출이 증가 전환했으나 선박 및 석유·화공품 등 비 IT제품 수출 감소폭 확대로 전년동월대비 14.7% 감소했다.
한은은 "7월중 소비가 메르스 사태의 충격에서 벗어나고 있는 가운데 투자의 증가세가 유지됐다"며 "8월중 수출은 국제유가 추가 하락, 중국을 비롯한 신흥시장국의 성장세 둔화 등으로 감소세가 지속됐다"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정연주 기자 (jyj8@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