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뉴스핌 홍우리 특파원] 중국 정부의 국영기업 개혁 가이드라인인 '국유기업 개혁 심화에 관한 지도의견(지도의견)'이 마침내 공개됐다. 국유기업 체질을 개선하고 국유자산을 효율적으로 관리함으로써 경제성장을 촉진한다는 목표에 따라 이번 지도의견에는 국영기업 소유 구조 다원화와 국유기업의 독립적 경영 강화 등에 대한 내용이 대거 포함됐다. 국유기업 개혁이 본격화 하면서 약 30조 위안(한화 약 5538조6000억원)이 증시에 유입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시장은 국유기업 개혁이 가져올 투자 기회 찾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 2020년께 성과 예상, 국유자산 증권화로 천문학적 자금 증시 유입
중국 관영 매체인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13일 저녁께 국유기업을 공익성 기업과 상업성 기업으로 분류하고, 소유구조를 다원화할 것이라는 내용을 골자로 한 '지도의견'을 발표했다.
총 8장 30항으로 구성된 '지도의견'에 따르면, 국유기업은 향후 공익성 기업과 상업성 기업으로 분류되어, 상업성 기업은 이윤창출을 통한 국유자산 증대를 담당하고, 공익성 기업은 공공재 및 공공서비스 공급 등에 주력하게 된다.
또한 민간 투자자를 적극적으로 유치해 다양한 투자자가 국유기업 지분을 보유하도록 하는 혼합소유제 도입, 국유기업의 자금 유동성을 확보하겠다고 '지도의견'은 밝혔다. 민간 투자자는 국유기업의 주식 및 전환사채를 매입하거나 스와프 거래 권리 공유 방식으로 혼합소유제 개혁에 참여할 수 있다.
중국 재부증권(財富證券) 애널리스트 자오환(趙歡)은 “현재 국유자산의 증권화 비율이 30%에도 미치지 못 하지만, 향후 국유자산 증권화가 속도를 내기 시작하면 약 30조 위안의 국유자산이 증시로 유입될 것”이라며 국유기업 개혁이 증시에 호재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자금은 중국 증시 호황때의 싯가총액 (약10조달러)의 절반에 이르는 엄청난 금액이라는 점에서 중장기적으로 중국 A증시에 큰 호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사회 권한도 대폭 강화된다. 지금까지는 중앙기업 고위 관리자를 중국 공산당 중앙조직부에서 직접 임명하거나 해임해왔고, 이로 인해 이사회가 제 기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이에 관해 ‘지도의견’은 앞으로는 기업 최고 경영자의 권력을 이사회로 분산하고, 이사회 권한을 보호하며, 법에 의해 권한을 부여 받지 못한 기관은 이사회 결정에 간섭할 수 없다고 밝혔다.
'지도의견'에는 이 밖에도 국유기업간 인수합병 관련 인허가 절차 간소화를 통한 업계통합 가속화·국유기업 전체가 상장 가능한 시장환경 마련에 관한 내용도 담겼다.
중국 당국은 ‘지도의견’에서 “2020년까지 국유기업 핵심 분야에서 단계적인 성과를 거두고, 국유기업체제 개혁을 기본적으로 완수하며, 국제 경쟁력을 갖춘 국유기업을 육성할 것”이라는 목표를 밝혔다.
◆ 국유기업 개혁 ‘금맥’ 찾기, ‘라이트 체급’이 유리
‘지도의견’ 발표로 국유기업 개혁 본격화의 신호탄이 쏘아 올려지자 시장에서는 국유기업 개혁이 가져올 투자 기회에 주목하고 있다.
국유기업 개혁 관련 호재가 증시에 일찌감치 반영되고, 중국 정부의 개혁 방향 등을 담은 지도문건 공개 시점이 임박해짐에 따라 관련 기회에 대한 기대감이 다소 식은 상태. 급기야 증시가 최근 크게 흔들리면서 주요 테마주 주가 또한 하락한 상황이지만 전문가들은 여전히 국유기업 개혁을 최고의 테마로 꼽는다.
절상증권(浙商證券)은 “국유기업 지도방안이 공개되고 중앙 및 지방 국유기업 개혁이 속도를 냄에 따라 시가총액이 상대적으로 작은 국유기업, 특히 지방국유기업에 더 큰 가능성이 숨어 있다”며 이 같은 종목에 주목할 것을 조언했다.
체급이 작은 기업일수록 경영환경 개선이 쉽고, 시가총액이 작을수록 우회상장이나 기업통합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설명으로, ▲심양화공(瀋陽化工) ▲석화기계(石化機械) ▲복건금삼(福建金森) 등을 유망 종목으로 추천했다.
안신증권(安信證券)은 “향후 중앙기업 인수합병 및 구조재편은 크게 두 가지로 진행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먼저, 대외형 중앙기업의 경우 글로벌 경쟁력 제고 및 동종업계간 악성 경쟁을 피하기 위해 통합 및 구조재편이 대대적으로 일어날 것이라며 ▲중국교건(中國交建) ▲중국건축(中國建築) ▲중국원양(中國遠洋) 등을 유망 종목으로 꼽았다.
또한 국내형 중앙기업간의 인수합병 및 구조재편은 과도한 경쟁 및 과잉생산 문제를 해결하고, 산업집중도 및 효율 향상에 유리할 것이라며, ▲ 무한철강그룹 ▲보강철강그룹 ▲중매에너지그룹 ▲신화그룹유한책임공사가 그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점쳤다.
[뉴스핌 Newspim] 홍우리 기자 (hongwoor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