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황세준 기자] 대우조선에 1조원 규모의 현금 유상증자가 이뤄져도 부채비율 개선 폭이 크지 않다는 진단이 제기됐다.
이같은 분석은 15일 한국신용평가 주최로 여의도 금융투자협회 불스홀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나왔다.
홍석준 한국신용평가 기업평가본부 수석애널리스트는 대우조선이 올해 상반기 2015년 상반기 3조원 이상의 영업적자를 반영했지만 영업 내외의 추가 손실 가능성이 내재돼 있다고 우려했다.
홍 연구원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하반기 5000억원의 순손실을 추가로 낼 전망이다. 주요 해양플랜트 공사의 추가적인 지연 및 원가 확대 가능성이 있고 6월말 현재 장부가액 7000억원 수준인 장기매출채권 중 절반 이상 추가 부실화 가능성도 있다.
또 종속·관계사 구조조정에 따른 채권 대손, 지급보증 현실화 가능성도 있다. 6월말 현재 특수관계자 채권 규모는 1조1000억원, 채무보증액은 7억2000만달러다.
대우조선해양이 정리 대상으로 검토 중인 루마니아 망갈리아조선소의 경우 대여금 1억3000만달러, 채무보증 5억달러고 드윈드의 경우 대여금 6000만달러, 채부보증 1억6000만달러다.
홍 연구원은 이에 따라 "1조원 규모의 현금 유상증자가 실현되더라도 올해 6월말 현재 별도 기준 648%인 대우조선해양의 부채비율이 516%로 낮아지는데 그쳐 실질적인 부채비율 개선 폭이 크지 않을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대우조선해양은 2017년부터 만기 도래하는 회사채의 기한이익 상실 위험 해소를 위해 부채비율을 500% 이하로 유지해야 하는 상황이다. 곧 1조원 유상증자로는 위험이 사라지지 않는 것.
홍 연구원은 "대우조선은 산업은행 차입금 1조4000억원 대부분에 대한 출자전환이 필요할 전망"이라며 "1조원의 현금 증자와 6000억원의 출자전환이 이뤄지면 부채비율이 424%로 낮아지며 현금증자 1조원에 출자전환 1조2000억원을 더할 경우 부채비율은 333%가 된다"고 설명했다.
홍 연구원은 동시에 "해양플랜트 인도 지연으로 영업부문의 잉여현금 창출 여부가 불확실하다"며 "은행권 차입금 만기 연장, 일부 자산 매각 등 고려하더라도 공모사채 및 기업어음 만기에 대응한 자금확보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대우조선해양은 8월말 현재 드릴십 12척, 시추리그 3척의 해양플랜트 잔고를 보유하고 있으며 2017년까지 인도할 계획이다.
홍 연구원은 대우조선이 현재의 신용등급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재무실사를 통해 추가 부실 발생에 대한 불확실성을 해소하거나 자기자본 감소와 재무적 대응력의 저하를 보전할 수 있는 수준의 자본 확충과 현금 유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반면, 추가적으로 대규모 손실이 인식되거나 재무실사 이후에도 영업실적에 대한 불확실성 제기될 경우, 자기자본 훼손 또는 유동성 우려에 대응해 충분한 자본 확충 등이 적기에 실현되지 못할 경우 상당 폭의 추가적인 등급 하향이 불가피하다고 경고했다.
한편, 홍 연구원은 조선사들이 대규모 손실 이후 임원 및 관리직원 축소, 자산매각 등 구조조정을 추진 중인 것과 관련해 실질적 효과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홍 연구원은 "조선사들은 과거 초호황기에 구축된 외형 중심 경영전략이 공격적인 수주 활동으로 이어졌고 이는 리스크 통제 및 적정 수준의 수주가격 확보 실패로 나타났다"며 "건조능력 축소를 통한 다운사이징을 통해 고정비를 축소하고 건조 효율성을 제고하며 경쟁 완화를 통해 수주가격을 개선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뉴스핌 Newspim] 황세준 기자 (hsj@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