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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맥주업계 나라경제와 닮은 꼴, 성장 급브레이크

기사등록 : 2015-09-16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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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 이익 후퇴, 외산 맥주 점유율은 확대

[편집자주] 이 기사는 9월 16일 17시 42분 뉴스핌의 프리미엄 뉴스 ′안다(ANDA)′에서 표출한 기사입니다.

[베이징= 뉴스핌 홍우리 특파원] 중국 맥주업계가 국가경제와 마찬가지로 고속성장구간을 지나 ‘중저속 성장’의 ‘신창타이(新常態)’에 진입했다. 경기 성장 둔화로 인한 소비 감소·상품 획일화 등으로 생산량 및 순이익이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외자 브랜드의 공세까지 거세지며 중국 대형 맥주 제조업체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 성장 급격히 둔화, 생산량 14개월 연속↓

중국 맥주업계는 지난 20년간 빠른 성장세를 구가해왔으나 2014년 이후 성장세가 크게 꺾인 모습이다.

먼저 중국 국가통계국 자료에 따르면, 올 상반기 중국의 맥주 생산량은 동기대비 6.2% 감소한 2457만kl로 집계됐다.

중국 매일경제신문(中國每日經濟新聞)이 인용한 업계 데이터에서도, 올 1-7월 중국의 맥주 생산량은 전년 동기대비 6.5% 감소한 2974만7900kl로 나타났다. 특히 7월 생산량은 524만300kl로, 동기대비 감소폭이 8%에 달했다.

월별로는 14개월째 생산량이 감소한 것으로, 맥주 생산량이 수개월 연속 감소세를 기록한 것은 20년 만에 처음이다.

생산량 감소는 판매 부진으로 인한 이윤 감소를 의미하기도 한다. 실제로 중국 주요 맥주 업체들은 다소 초라한 상반기 실적 보고서를 내놨다.

‘양고치 앤 칭다오’라는 유행어로 한국에서도 이미 친숙한 칭다오(靑圖)맥주. 그러나 제남일보(濟南日報)가 인용한 데이터에 따르면, 칭다오 맥주의 올 상반기 영업수익은 전년 동기대비 5.26% 줄어든 160억6700만 위안으로 집계됐고, 순이익은 무려 14.66%나 감소한 11억9900만 위안에 그쳤다 .

칭다오 맥주와 함께 중국 본토 브랜드로서 ‘3강(强)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옌징(燕京)맥주와 쉐화(雪花)맥주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옌징의 올 상반기 영업수익은 동기대비 9.28% 감소하며 70억3800만 위안을 기록했고, 쉐화맥주의 상반기 판매량은 동기대비 0.8% 줄어든 624만9000만l로 집계됐다.

맥주업계 전문가 팡강(方剛)은 “20년간의 빠른 성장 이후 중국 국내 맥주 소비량이 정점에 달했고, 이에 따라 앞으로는 생산량이 마이너스 혹은 낮은 자릿수의 성장률을 이어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주류협회 맥주업분회 허융(何勇) 의장은 “향후 3-5년은 중국 맥주업계 소비가 다소 늘어날 수 있겠지만 과거와 같은 높은 성장률이나 수년 연속 성장률 유지 같은 상황은 더 이상 있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 소비자 눈높이 달라져, 제품 경쟁력 강화가 관건

최근 중국 내 맥주 생산량이 감소한 데 대해서는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다. 거시경제 둔화로 소비가 전반적으로 위축된 것이 맥주업계에 타격을 주었고, 더불어 기후변화로 비가 자주 온 것 또한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허융 의장은 “인구 고령화와 최근의 경기침체, 음주운전 단속 강화 등도 맥주 소비 감소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다”며 고 분석했다.

그러나 중국 맥주업체의 생산량 및 이익 감소를 불러온 가장 중요한 원인은 상품 획일화 및 혁신 부족으로 소비자들의 로컬 브랜드 맥주 선호도가 낮아진 데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맥주에 대한 소비자 요구는 높아지고 있는 반면, 가격 경쟁만 벌이고 있는 로컬 업체들이 제품 개발은 등한시하면서 시장 수요를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것.

실제로 중국질량협회(中國質量協會)와 소비자위원회(用戶委員會)가 공동 실시한 2015년 전국 맥주업계 소비자 만족도 조사에 따르면, 중국 소비자들은 맥주 소비에 있어 특정 브랜드보다 맥주 자체의 맛과 향을 더욱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 점유율이 높은 16개 맥주 브랜드를 선정, 중국 전국 29개 도시에서 전화 및 인터넷을 통해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맥주 구입 시 브랜드에 구애 받지 않는다”고 답한 응답자는 전체의 35%를 차지했고, “선호 브랜드가 있긴 하지만 충성도가 높은 것은 아니다”고 말한 응답자는 45%를 차지했다.

특히 연령대가 낮을 수록 맥주의 맛과 향·목 넘김 등 구체적 조건을 까다롭게 평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탁월소비자만족도평가센터(卓越用戶滿意度測評中心) 연구 결과에서도 중국의 맥주시장은 종전의 ‘양적 성장’ 단계에서 ‘질적 성장’ 단계로의 전환 중에 있으며, 맥주의 차별화·저알콜·고급화가 대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낙후한 브랜드 관리·생산 코스트에 대한 통제력 약화 등도 중국 로컬 맥주의 약점 중 하나다.

유명 맥주업체인 AB인베브(ABInBev) 아태지역 원자재 구매 담당 샤오가오추(肖高求) 총감은 “중국 맥주업계는 연평균 400만t 가량의 보리를 필요로 하지만 중국의 보리 생산량은 이에 훨씬 못 미쳐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비싼 수입산 원자재 때문에 생산 단가가 비싸지고, 가격에만 신경을 쓰다 보니 맛이나 기술 혁신 등은 상대적으로 간과할 수 밖에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관해 칭다오맥주 한 관계자는 “칭다오맥주는 최근 제품 품질 제고 및 상품 다양화·차별화를 위해 투자를 늘리면서 고급 맥주를 다수 출시했다”며 “제조 기술 개발 등을 통해 맥주 업계 소비를 주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 中 맥주 시장 외자 브랜드 점유율 75% 육박

중국 로컬 브랜드들이 고전을 하고 있는 것과 달리 해외 유명 맥주 제조업체들은 중국 시장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맛의 혁신은 물론, 판매 루트 다양화로 젊은 층을 중심으로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높여가고 있다.

중국 북경상보(北京商報)가 인용한 데이터에 따르면, 2010년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전세계 최대 맥주 소비시장으로 부상한 가운데 시장의 75%는 버드와이저·하이네켄·칼스버그 등 해외 브랜드가 차지하고 있고, 중국 로컬 기업의 점유율은 20%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내 수입맥주 판매량은 2011년 5000만kl에서 2013년 16만 kl로 급증했다.

중국 내 독일 맥주 총판업체의 한 관계자는 “기존에는 수입 맥주 가격이 비쌌으나 최근 무관세 혜택이 적용되면서 가격이 더 이상 예전만큼 높지 않다”며 “심지어 중국 국내 제조업체가 생산하는 고급 맥주보다도 저렴해 소비자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식품상무연구원 주단펑(朱丹蓬)은 “중국 국내 맥주 소비자들의 차별화·맞춤화 주문이 커지고 있는 것은 수입맥주들이 중국에서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는 것과 관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홍우리 기자 (hongwoori@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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