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배효진 기자] 6월 대폭락 이후 중국증시가 좀처럼 방향성을 잡지 못한 채 요동치고 있는 상황에서, 글로벌 투자자들은 오히려 지금을 중국 증시의 매수 적기로 판단하고 있다.
다만 불안한 시장에 투자심리가 극도로 위축된 현재 성장 잠재력이 높은 유망 종목들을 선별해 담아야 한다는 투자 의견이다.
14일 자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달 외국인들은 해외 투자자의 상하이 A주 투자 창구인 '후구퉁'을 통해 214억위안 어치의 주식을 사들였다. 월간 기준으로 지난해 12월 이후 가장 많은 규모로 앞서 직전월인 7월 315억위안의 순매도에서 방향이 완전히 바뀐 셈이다.
상하이종합주가지수가 지난 6월 12일 고점 대비 40%나 빠진 수준이지만, 다수의 포트폴리오 매니저들은 여전히 중국증시 종목에 관심을 둘 가치가 있다고 여기고 있다.
이들이 적극적으로 투자를 권유하는 곳은 중국 내수주다. 높아진 경기둔화 우려에도 여전한 경제의 중속성장과 소비중심 경제로의 탈바꿈, 중산층 확대를 고려할 경우 일부 내수주의 투자 매력이 두드러진다는 판단에서다.
또한 중국 정부의 갖은 부양책에도 걷잡을 수 없이 흔들리는 주식시장과 달리 장기적으로 기관투자자 중심의 시장 형성이 관측되는 국채도 매력적인 투자처로 제시되고 있다.
◆ 내수주 골라 담자…보험·인터넷 '주목'
맥쿼리인베스트먼트매니지먼트의 새뮤얼 리 코누 아시아 주식 헤드는 "최근 흐름에서 투자 방식의 하나는 중국 보험주를 사는 것"이라며 "최근 중국증시 투매로 보험주가 크게 빠졌지만 중산층의 확대로 생명보험 수요가 늘어날 것을 예상하면 성장 잠재력이 높다"고 평가했다.
중국태평보험홀딩스,알리바바,귀주모태 주가 상승률 추이 <출처=구글파이낸스> |
그는 추천주로 중국태평보험홀딩스(종목코드:0966.HK)를 제시하며 "최근 주가가 35%나 하락했지만 기업가치는 2년 전에 비해 두 배나 높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홍콩증시의 보험주들은 수익 대비 10배 수준에서 거래될 정도로 비교적 저렴하다. 태평 보험의 경우 주가가 지난해 수익 대비 9배에 거래되고 있다.
헨더슨글로벌인베스터스의 찰리 오드리 매니저는 "중국의 기습적인 위안화 평가절하로 인한 혼란과 무차별적 투매세가 벌어졌다"며 이에 대응해 미국 증시에 상장된 알리바바(종목코드:BABA)를 적극적으로 담고 있다고 말했다.
알리바바는 6월 12일 이후 3개월간 주가가 26% 밀리고 시가총액이 600억달러나 증발했다. 중국 경기둔화 우려의 직격탄을 맞았다는 평가에 투자전문매체 배런스 등은 알리바바 주가가 추가로 50% 가까이 내릴 수 있다는 비관적 관측을 내놓는 상황이다.
오드리 매니저는 "알리바바는 엄청난 현금흐름을 창출할 수 있는 사업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과소평가 받는 기업"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3월 마간한 회계연도를 기준으로 알리바바의 순영업현금흐름은 직전 회계연도 대비 50% 늘어난 67억9000만달러를 기록한 바 있다.
이 밖에 손버그인터내셔널밸류펀드의 디 저우 펀드 매니저는 최근 귀주모태(종목코드:600519)를 꾸준히 담고 있다. 귀주모태는 중국 국주인 마오타이를 생산하는 제1의 백주 생산기업이다. 6월 이후 주가가 22%나 추락했지만 높은 이익 마진을 고려하면 지금이 좋은 매수 적기라는 의견이다.
◆ 中 국채, 美 국채보다 수익률은 두 배
여전히 중국 경기둔화와 그에 따른 역풍이 교역국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는 가시지 않고 있다. 중국의 8월 수출 감소세가 완만해진 반면 수입 감소세가 더욱 가팔라지며 '불황형 무역흑자'를 보인 영향이다.
미국 교직원 연금기금(TIAA-CREF)에서 신흥 시장 주식펀드를 운용하는 알렉스 머롬쇼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최근 상황은 중국 경제가 올해 7% 성장률 달성에 성공할 것으로 여기는 투자자들이 현실을 바라보도록 만든다"고 평가했다.
그는 "당국이 공적자금을 투입하고 주식 매도를 금지하는 등 주식시장 안정화 조치를 취했지만 케케묵은 각본이었다"며 "중국 정부는 지난 몇 주간 시장의 신뢰를 많이 잃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부 투자자들은 중국 경제정책 결정의 목표는 글로벌 기관투자자들이 매수를 주도하는 시장을 형성하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5년 만기 중국 국채 수익률 연초 대비 추이 <출처=월스트리트저널> |
애쉬모어그룹의 얀 덴 리서치 헤드는 "최근 중국증시가 폭락한 이후 5년 만기의 중국 국채를 꾸준히 담았다"고 밝혔다. 중국 5년물 국채의 달러 환산 수익률은 2013년 말 이후 10.2%다. 동일 만기의 미국 국채 수익률 5.8%와 비교해 두 배 가량 높다.
얀 덴 대표는 "중국 정책자들은 장기적인 측면에서 생각하고 있으며 결국 그들이 승리하게 될 것"이라며 중국이 채권시장에서 미국과 일본, 독일과 어깨를 겨룰 것으로 예상했다.
[뉴스핌 Newspim] 배효진 기자 (termanter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