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수호 기자] 젊은 조직으로 탈바꿈한 카카오 직원들은 이미 유연한 조직문화에 익숙한 듯 보였다. 카카오에서 다음카카오, 다시 카카로로 잦은 사명변경에도 대다수 직원들은 별다른 감흥을 보이지 않았다.
23일 아침 카카오 판교 사옥 앞에서 만난 한 30대 직원은 "이름이 바뀌었다해서 특별한 감흥은 없다"며 "원래 인사이동이 일상처럼 늘 있는 조직"이라며 담담히 말했다.
당초 30대 중반 임지훈 대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지만 이마저도 직원들 사이에선 큰 관심거리는 아닌 듯 보였다. 자기 업무 이외 다른 분야에 큰 관심을 두지 않는 사내문화 탓에 카카오 본사는 대체로 차분한 분위기였다.
이날 카카오는 제주 본사에서 임시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열고 사명을 다음카카오에서 카카오로 변경하는 안과 임지훈 대표 내정자를 신임 사내이사로 임명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또 지난 10월 다음과 카카오가 합병한 이후, 11개월만에 새로운 CI를 공개했다. 예전 카카오로 사명이 바뀌면서 노란색 CI가 새롭게 등장했다.
아침 9시, 카카오 직원들이 출근하기 위해 엘리베이터를 기다리고 있다. 카카오는 판교 H스퀘어(N동)의 3층과 5층,7층,9층,10층을 사용하고 있다. H스퀘어(S동)의 6층도 함께 사용하고 있다. <사진 = 이수호 기자> |
카카오 판교 사옥은 현재 H스퀘어의 총 5개 층을 사용하고 있는데, 출근시간이 임박한 9시무렵 직원들의 표정은 그 여느때와 같아 보였다. 직원들이 모여서 쉬는 7층에도 평소처럼 각자 얘기를 하며 평범한 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남자직원들이 삼삼오오 모여 흡연을 하는 옥상에도 신임 대표와 사명변경은 대화의 소재가 되지 못했다. 사내 분위기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한 직원은 임 대표가 떠난 케이큐브벤처스 자리를 새롭게 채운 인물에 대해 오히려 더 높은 관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카카오 판교사옥 7층에 위치한 회의실. 벽면의 다음카카오 밑으로 카카오라 새겨진 심볼이 장식돼있다. 다음이라 적인 심볼은 구석에 놓여져있다. <사진 = 이수호 기자> |
회사 관계자는 "이날 오후부터 다음카카오라 표기된 장식물들이 카카오로 교체되는 것으로 알고있다"라며 "외부의 시각과 달리 우리는 늘 변화에 익숙한 조직이라 아직 달라진 분위기는 체감하지 못하겠다"고 설명했다.
또 복도 한켠에는 제 1회 제주 비전 사내공모전 벽지가 붙어 있었다. 앞서 다음과 이별하면서 제주도 본사 철수설이 나돌았지만 이를 일축시킨 듯 보였다.
특히 이 홍보물을 포함해 카카오택시 등 신규사업들에 관한 게시물이 복도 곳곳에 걸려 있어 카카오의 발빠른 문화조직을 연상케 했다.
한편 이날 카카오의 새로운 출발을 잊지 않고 전국대리운전 연합회 소속 회원들이 오전부터 규탄 시위를 벌였다. 카카오의 대리운전 시장 진출을 막아내겠다는 의도다. 주총이 열리기 하루전인 지난 22일에는 100여명이 직접 제주시 영평동 카카오 본사를 직접 찾아 카카오를 규탄하는 집회를 열었다.
하지만 시끄러운 북소리에도 직원들은 이제 익숙하다는 듯 대수롭지 않게 걸음을 옮겼다. 모바일 중심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기 위해 앞만 보고 가겠다는 김범수 의장의 모습과도 닮아보였다.
한편 이날 정식 취임한 임지훈 신임 대표는 "한달 여 동안 조직을 깊이 있게 파악하고, 임직원과 폭 넓게 소통하며 카카오 미래를 고민해왔다"며 "모바일과 연결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속도’를 높여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는 물론이고 카카오가 가진 플랫폼 경쟁력이 잘 발휘되도록,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지원하는 문화를 만들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전국대리운전연합회 회원 100여명이 23일 판교 카카오 사옥 앞에서 카카오 측의 대리운전 시장 진입을 반대하는 집회를 열었다. <사진 = 이수호 기자> |
[뉴스핌 Newspim] 이수호 기자 (lsh5998688@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