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배효진 기자] 세계 경기둔화 우려의 진원지인 중국 경기둔화에 대해 전문가들이 다양한 분석을 쏟아내고 있는 가운데, 부동산 시장이 관건이란 의견이 제시됐다. 최근 6년간 중국 경제 감속의 80%가 부동산 시장 투자 둔화에서 비롯됐기 때문이라는 판단이다.
세계 최대 뮤추얼펀드 업체 뱅가드의 조셉 데이비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29일 모닝스타 상장지수펀드 콘퍼런스에서 "부동산은 주식이 아닌 리스크"라며 "가능성이 높지 않지만, 부동산 시장 붕괴는 미국 경기침체를 불러온 2007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연상시킨다"고 말했다.
데이비스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6년간 중국 경제감속의 80%는 부동산 투자 둔화에서 비롯됐다"며 40여 개의 산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부동산 투자가 중국 경제 스트레스를 테스트하는 데 있어 좋은 측정 기준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중국 부동산 투자 증가율은 20개월 연속 둔화세를 이어가며 4개월째 증가세를 나타낸 주택가격과 정반대 행보를 걷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경제지표에 의하면, 8월 부동산 투자 증가율은 2년 전에 비해 20%나 줄며 지난해 1월 이후 꾸준한 하향 추세다. 토지매입비는 9.1%를 기록해 직전월의 9.5%에서 후퇴했다.
올해 초부터 지난달까지 전국부동산개발투자액은 6조1063억위안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5% 늘었다. 전체 투자의 67.3%를 차지하는 주택투자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0.7%포인트 하락했다.
화태증권의 위핑캉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사회기반시설(인프라스트럭처) 투자 증가로 부동산 투자 부진을 상쇄하는 것은 불충분하다"며 "부동산은 중국 경제 감속의 최대 요소"라고 진단했다.
이에 중국 당국은 지난달 28일 부동산 투자 촉진을 위해 외국인 투자 규제 완화 방안을 전격 발표했다. 해당 조치에 의하면 외국 기업과 개인은 중국 부동산 거래에 필요한 자금 마련을 위한 외환 거래가 더욱 용이해진다. 또 외국인들은 내국인과 동일하게 여러 채의 집을 보유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받는다.
장기화된 부동산 시장 침체에 2006년부터 금지된 외국 기업과 개인의 상업용 부동산 직접 보유 규제를 전격 철회한 것이다.
한편 조셉 데이비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증시폭락과 경기둔화에 대한 당국 대응책의 미흡함을 꼬집는 동시에 중국 경제 리밸런싱을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그는 "지난달 위안화 평가절하 조치 시기는 부적절했으며 주식시장 안정화를 위한 당국 주도의 주식 매입은 경솔한 대처"라고 지적했다.
다만 "중국 경제 변화의 속도는 정책 결정자들에게 예기치 못한 일격을 가했지만 궁극적으로 리밸런싱은 의심할 여지 없이 긍정적인 것"이라며 "정책 결정자들이 잘 관리할 수 있다면 세계 2위 경제 대국의 성장 둔화가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배효진 기자 (termanter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