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 인민은행 부총재 <출처=중국외환관리국> |
이강 중국 외환관리국 국장겸 인민은행(PBoC) 부총재는 3일 인민은행 발행 잡지 '중국금융' 기고문에서 투기자금 유출입 리스크를 막기 위해 토빈세 도입 방안을 심층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강 부총재는 앞서 지난해 초에도 이 같은 주장을 펼친 바 있다.
토빈세는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제임스 토빈 예일대 교수가 지난 1972년 제안한 제도다. 단기성 투기자금의 급격한 자금 유출입을 막기 위해 단기성 외환거래에 세금을 부과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이강 부총재는 "토빈세 외에 무이자 예금준비금과 외환거래 수수료 등 단기성 투기거래를 억제하고 위안화 환율 안정화를 위한 다양한 조치를 고려 중에 있다"고 강조했다.
이 부총재가 1년여 만에 토빈세 도입 발언을 한 것은 최근 위안화 평가절하 이후 계속되는 자금유출 불안 해소를 염두에 둔 의도로 해석된다.
인민은행은 지난 8월 기습적으로 위안화 가치를 평가절하했다. 당시 인민은행은 시장 결정 환율 체계 도입과 경제 개혁을 이유로 들었지만 수출 진작을 위한 추가절하 가능성과 미국 금리인상, 경기둔화 우려가 맞물리며 위안화 가치는 더 떨어졌다.
이에 자금 유출도 가팔라졌다. 블룸버그통신에 의하면, 8월 중국에서는 1416억6000만달러의 자금이 빠졌다.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7월 1246억2000만달러를 큰 폭으로 웃돈 규모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이보다 많은 1780억달러가 유출된 것으로 파악했다.
또한 이 부총재는 "자본계정에서 위안화 태환성 속도를 높이는 가운데 자본시장 개방과 외환시장 개발 노력을 더욱 강화하겠다"며 위안화의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 편입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의지도 보였다.
SDR 편입을 위해서는 위안화가 시장에서 자유롭게 거래되어야 한다. 중국 정부는 외국 중앙은행에 은행간 채권시장과 외환시장을 열어주는 등 금융시장 개방에 다양한 조치를 취했다. 이와 동시에 평가절하 이후 위안화 가치 추가 하락 방어를 위해 각종 규제책도 도입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토빈세 도입이 위안화 SDR 편입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현실화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브릴리언트앤브라이트인베스트먼트컨설턴시의 대니얼 챈은 "외환거래 토빈세 도입은 중국의 위안화 국제화 정책에 모순될 뿐더러 정상적인 헤지(hedge) 비용을 높여 거래자들이 다른 시장으로 이동하게 만들 것"이라며 "도입 가능성은 낮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배효진 기자 (termanter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