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최주은 기자] 경기 평택 소사벌지구와 충남 논산내동지구와 같은 비인기 지역에서 추진하는 민간참여 공공주택사업이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
두차례 실시된 사업자 모집공고에 아무런 업체도 나서지 않았다. 비인기지역인 만큼 자칫 대규모 미분양이 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6일 LH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마감했던 경기도 ‘평택소사벌’ 지구와 충남 ‘논산내동’ 지구 두번째 민간참여 공공주택사업자 공고에서도 한 곳의 사업자도 입찰하지 않았다.
민간참여 공공주택 사업은 LH가 토지를 제공하고 건설사가 아파트를 설계, 시공하는 사업이다. 수익은 LH와 민간사업자가 투자한 비율만큼 나눠 갖는다.
이에 따라 사업 무산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LH 관계자는 “세번째 사업자 모집 공고를 낼 것인지를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며 “사업 진행 및 철회 여부를 내부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평택 소사벌지구와 논산 내동지구의 사업자 모집 유찰은 이번이 두번째다. 앞서 지난 5월 LH는 이들 두 지구에 대해 처음 사업자 모집공고를 냈다. 하지만 이 때에도 입찰에 응한 건설사는 한 곳도 없었다.
LH는 두번째 공모에서는 조건을 대폭 완화했었다. 토지 가격을 낮추고 민간 기업에 우선 정산 방식을 적용키로 한 것. 소사벌지구의 경우 3.3m²당 20만원, 논산내동 지구는 10만원씩 땅값을 내렸다. 또 수익이 나는 대로 민간 사업참여자에 우선 정산하도록 방식을 바꿨다.
그럼에도 이들 지구가 사업자를 찾지 못한 것은 상대적 주택 수요의 선호도가 낮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서울 주변지역에 비해 주택수요가 많지 않은 이들 지역 상황을 감안할 때 분양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해서다.
LH가 올해 추진한 민간참여 공공주택 7개 사업장 가운데 사업자가 선정된 5곳은 경기 화성동탄2신도시(2곳), 경남 양산물금지구, 경기 하남미사지구, 인천 서창지구 등이다.
이들 사업장 가운데 연내 분양할 계획인 화성동탄2신도시, 양산물금지구 등은 지역내 실수요자들에게 인기가 높은 곳이다. 또 서창지구는 서울 출퇴근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주택수요가 비교적 탄탄하다.
하지만 소사벌지구나 내동지구의 경우 비인기택지인데다 지구안에서도 입지까지 나쁜 곳으로 분류된다. 때문에 분양 리스크(위험성)가 높아 민간 사업자를 끌어들이기 힘들 것이란 게 건설업계의 이야기다.
대형건설사 한 관계자는 “사업자 선정이 안 된 소사벌, 내동지구는 주택수요가 많지 않은데다 이번에 공고한 땅도 택지지구 중심부와 한참 떨어진 곳”이라며 “입지 문제로 건설사들이 입찰에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비인기지역을 민간참여 공공주택사업 후보지로 정한 LH에 대한 불만도 나오고 있다. LH가 장기간 팔리지 않은 땅을 처분하기 위해 민간참여 공공주택 사업장으로 선정했다는 이야기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이들 두 지구는 앞서 민간 아파트도 대부분 미분양되거나 힘들게 분양을 마친 곳”이라며 “지난해 시범 사업지였던 대구 금호지구와 인천 서창지구의 분양이 성공적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수요자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곳이 아니면 사업자를 모집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택지지구 중심 지역과 한참 떨어지비인기 지역을 민간참여 공공주택 사업지로 선정한 것은 LH가 장기간 땅이 팔리지 않는 땅을 처분하려는 목적이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최주은 기자 (jun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