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이머징마켓 기업의 과잉 여신이 3조달러에 이른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극심한 신용 경색과 대규모 자본 이탈을 초래하는 도화선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인상을 단행할 때 시장 변동성 확대 및 본격적인 금리 상승 사이클의 전개에 과도한 부채를 떠안은 신흥국이 위기를 맞을 것이라는 경고다.
달러화와 유로화<출처=블룸버그통신> |
글로벌 경기 둔화와 이에 따른 리스크-오프 심리가 두드러져 채권 헐값 매각과 조기 상환 및 시장 변동성 확대까지 다양한 리스크가 잠재돼 있다는 경고다.
IMF는 기업 과잉 신용이 이머징마켓의 국내총생산(GSP)을 평균 15% 늘리는 효과를 일으킨 한편 중국의 경우 25%에 달하는 GDP 상승이 발생했다고 판단했다.
신흥국의 전반적인 경제 성장률이 유기적인 펀더멘털보다 값싼 신용에 기댄 측면이 크다는 얘기다.
IMF는 또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저금리에 기대 과도하고 빈번하게 자금을 조달한 기업이 밀집한 신흥국의 경우 신용사이클의 하강 기류를 맞이하고 있다고 전했다.
눈덩이 부채를 진 기업은 물론이고 과도하게 여신을 제공한 은행권까지 재무건전성이 크게 악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중국이 커다란 신용 위기에 노출된 상황이라고 IMF는 진단했다. 은행권 여신을 대체할 수 있는 자본시장 진입 통로를 신속하게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IMF에 따르면 미국 채권펀드가 각종 파생상품을 통해 일으킨 레버리지가 1조5000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문제는 연준이 금리인상을 단행하면서 유동성이 위축될 경우 이들 자금이 급속하게 청산될 수 있다는 점이다.
가뜩이나 채권시장의 급변동과 신용시장 한파에 대한 우려가 높은 만큼 이머징마켓의 과도한 기업 부채를 가볍게 여길 수 없다는 것이 IMF의 주장이다.
중국을 중심으로 이머징마켓이 신용 위기를 맞을 경우 선진국 중에서는 영국이 가장 크게 충격을 받을 전망이다.
스탠다드 차타드와 HSBC 등 영국 주요 은행이 아시아 지역 여신에 대규모로 노출돼 있고, 이 때문에 위기 전염 가능성에서 자유로지 못하다는 얘기다.
IMF의 호세 비날스 통화자본시장국장은 이날 파이낸셜타임즈(FT)와 인터뷰에서 “금융시장의 유동성이 현재로서는 낮다고 보기 어렵지만 시장이 만족할 만큼 저항력을 갖추지 못한 상태”라고 경고했다.
IMF는 이 같은 상황을 감안할 때 미국 연준의 금리인상이 인플레이션 상승 신호를 확인할 때까지 보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향후 금리인상 속도 역시 지극히 점진적인 속도로 유지하는 한편 금융시장과의 소통에 각별히 신경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