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진성 기자] 헬스케어 솔루션 기업 유비케어의 유비스트(제약 데이터 통합 솔루션)때문에 중견·중소 제약사들이 울상이다. 대형제약사들이 유비스트 판매정보를 자사 마케팅에 활용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상대적으로 시장점유율이 낮은 중소 제약사들의 약 판매가 더욱 힘들어졌다는 지적이다.
8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제약사들은 유비케어에 연 5000만원에서 2억원 수준의 비용을 지불하고, 각 분야별 약 처방 데이터를 구입한다. 이 자료에는 내과, 정신과, 정형외과 등 각 진료과별 약 처방 현황이 전국 및 지역별로 세분화돼 제공된다.
제약사들은 데이터상에서 자사의 제품이 순위가 높을 경우, 이를 마케팅에 활용한다. 최근 발표된 발기부전치료제 시장에서 종근당의 센돔이 1위, 한미약품의 구구가 2위라는 자료도 유비케어가 제공한 자료다.
이같은 자료가 외부에 노출되면 약을 처방하는 의사들은 주로 순위가 높은 약들을 처방하게 된다. 같은 효능이라면 환자들도 많이 알려진 약들을 처방받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사실상 이같은 자료가 100%정확하지 않다는 것이다. 전국의 병의원과 약국의 수는 7만곳이 넘지만, 유비스트 시스템을 이용하는 곳은 2만여곳에 불과하다. 일부의 시장 데이터만 제공하는 셈이다.
아울러 상대적으로 초반 시장진입이 어려운 중견·중소 제약사들이 피해를 본다는 지적도 나온다. 유니스트 자료가 대세로 인식돼, 기존 처방하던 의사들마저 외면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중견·중소 제약사들은 수년전부터 유비케어에 데이터 자료를 외부에 공개하지 말 것을 건의하고 있다. 상위 제약사들의 홍보마케팅 자료로 악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유비케어도 이같은 제약사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데이터를 제공할때 법적 조항으롷 외부에 알리지 말 것을 명시하고 있다. 다만 홍보효과가 크기 때문에 외부에 알리지 않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 제약사들의 입장이다.
국내 10대 제약사의 한 관계자는 "유비스트 자료는 사실상 대형제약사의 홍보 전유물이 됐다"며 "비싼 금액을 내고 구입하는 자료인만큼 내부적으로만 사용하기엔 무리가 따른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유비스트 자료에서 한 제약사의 약이 처방율에서 1위를 기록했다는 내용이 외부에 유출되면 2위권과 순위가 더욱 벌어진다"며 "같은 효능이면 의사들도 1위의 약을 처방하게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한 중소·중소 제약사들은 유비케어가 정보유출을 막기위해 소극적인 대응을 하고 있다고도 주장한다. 자료가 시장에 알려지더라도 이를 막기위한 대책이 없다는 것이다.
유비케어 입장에서도 실질적으로 어느 제약사에서 흘렸는지 불분명하기 때문에 패널티를 부과할 대상을 찾기 어려운 실정이다.
유비케어 관계자는 "자료를 제공할때 외부에 알리지 않는다는 법적 조항을 넣고 있다"며 "다만 자료 유출이 어디서 이뤄졌는지 파악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일부 제약사와 증권사 연구원들로 인해 피해를 보는 제약사가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진성 기자 (jin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