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노희준 기자] 회사채 주관, 인수합병(M&A) 자문, 사모투자펀드(PEF) 등 시장 마찰 여지가 있는 부문에 대해선 산업은행의 역할이 축소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 같은 주장은 금융위원회가 최근 정책금융기관 역할 재정립 방안을 준비 중인 가운데 금융연구원이 내놓은 것이어서 일정부분 당국 정책에 반영될 것이란 전망도 흘러나온다.
구정한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8일 명동 은행회관에서 정책금융 관련 세미나에서 "시장마찰이 있는 영역에 대해서는 산은의 역할을 축소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 주장이 당국 정책에 반영될 경우 산은 조직 중 발생시장실, M&A실, 사모펀드실 등의 기능 축소나 업무 조정이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구 연구위원은 다만, "경제위기, 경기변동 등의 요인으로 시장이 크게 위축될 경우를 대비해 산은의 해당 영역에 있어서의 기능을 탄력적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산은은 중소기업 금융보다는 '중견기업'을 주 타깃으로 기업금융을 운영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신용보증기금과 기술보증기금의 보증지원은 상대적으로 창업기업에 집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중견기업에 지원 방안도 "투융자복합방식, 지식재산권(IP)금융 등을 강화, 리스크가 높거나 복잡해 민간부분이 제공하기 어려운 산업에 대한 금융지원 등 차별화된 지원방식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신보과 기보의 역할 조정을 두고는 고위험, 고성장의 정책금융지원 영역, 특히 창업단계의 중소기업에 대한 보증이 보다 확대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현재는 보증이 장기화되고 10년 이상 업력 기업에 대한 보증비율이 높아 기업의 자생력이 발휘되지 못하는 데다 정책금융이 지원이 절실한 기업에 대한 자금 유입 등 보증지원의 선순환 구조가 정착되지 못한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신기보, 산은, 기업은행 등 주요 정책금융기관에서 업력 10년 이상, 일반적인 성숙기 이후에 해당하는 기업비중이 절반 이상인 것으로 분석된다. 보증규모로는 25% 내외에 이르렀다.
[뉴스핌 Newspim] 노희준 기자 (gurazi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