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함지현 강필성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 간 '2차 형제의 난'이 본격화되고 있다.
소송전으로 선제공격을 날린 신동주 전 부회장은 일본 롯데홀딩스의 최대주주인 동시에 자신이 최대주주로 있는 일본 광윤사에서 동생인 신동빈 회장을 해임하는 주주총회를 열겠다며 2차 선전포고를 했다.
반면 신동빈 회장은 "흔들리지 않겠다"며 굳건한 방어를 예고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좌)과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우) <사진=김학선·이형석 기자> |
SDJ코퍼레이션에 따르면 신 회장의 이사직 해임이 결정된 후, 두 번째로 신 회장을 대신할 새로운 이사 선임이 이뤄질 예정이다.
이사직 해임 및 신규 이사 선임은 광윤사 정관에 따라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을 가진 주주의 과반수 출석 및 출석한 주주의 과반수 찬성을 얻으면 통과된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현재 광윤사 지분 50%를 보유하고 있다.
또한, 주주총회에 이어 바로 광윤사 이사회도 개최될 예정이다. 이사회에서는 신동주 전 부회장의 광윤사 대표 이사 선임이 이뤄질 예정이다.
이 외에도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광윤사 주식 소유 지분 1주를 신동주 회장에게 매각하는 거래에 대한 승인이 이뤄진다. 광윤사 정관 상, 지분 거래에는 이사회 승인이 따른다.
SDJ코퍼레이션 측은 "광윤사 주주총회 및 이사회를 통한 결정 사안들은 신격호 총괄회장의 장남인 신동주 전 부회장에 대한 절대적 지원을 의미한다"고 해석했다.
특히, 신격호 총괄회장이 광윤사 소유 주식 1주를 신동주 전 부회장에게 매각함으로써, 신동주 회장은 광윤사 지분 50% + 1주를 소유하게 되며, 어떠한 상황에서라도 최대주주로서 광윤사의 주주 권리 행사를 훨씬 더 용이하게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일각에서 일련의 조치들로 인해 롯데홀딩스나 롯데그룹의 기업가치 훼손 우려를 제기하지만, 이러한 사태의 시작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과욕으로 비롯됐다"며 "모든 불합리한 부분들을 해소하고, 창업자인 신격호 총괄회장님의 지위를 원위치 시킬 것이고 기업 가치 훼손 등 이러한 비용에 대한 책임은 모두 신동빈 회장에게 철저하게 물을 방침"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롯데그룹 측에서는 광윤사의 주총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 분위기다. 이미 신동빈 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 과반의 우호지분을 확보한 상황에서 단일 최대주주 광윤사의 지분은 경영권을 행사하기에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신동빈 회장측은 신동주 전 부회장의 공세와 상관 없이 정상적인 경영을 펼쳐갈 뜻을 밝혔다. 특히 이번 광윤사 주주총회와 관련해서도 큰 의미를 두지 않는 듯한 뜻을 내비쳤다.
신동빈 회장은 앞서 인천 중구 운서동 롯데면세점 제2통합물류센터에서 열린 '상생 2020' 선포식에 참석해 신동주 전 부회장의 공세와 관련, "흔들리지 않고 정상적인 경영활동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신 회장은 "롯데의 경영투명성 제고와 기업구조 개선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행위"라고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그는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경영 투명성 제고와 기업구조 개선을 통해 롯데를 국민에게 사랑받는 기업으로 만드는 것"이라며 "앞으로도 국가 경제에 이바지하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롯데그룹 역시 광윤사의 주총과 관련 "광윤사의 롯데홀딩스 지분은 28.1%로 지난번 롯데홀딩스의 주총 당시와 같이 특별히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며 "광윤사의 이사 선임 문제는 일본 롯데홀딩스 경영권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롯데그룹의 경영권 분쟁을 둘러싼 첫 번째 재판은 오는 28일 열릴 예정이다.
신격호 총괄회장 측이 선임한 대리인은 법무법인 양헌이다. 신동빈 회장의 롯데쇼핑은 김앤장 법률사무소를 내세웠다. 다만 호텔롯데와 호텔롯데부산과 관련된 소송은 기일이 아직 잡히지 않았다.
앞서 신동주 전 부회장은 신격호 총괄회장으로부터 전권을 위임받아 일본 법원에 신격호 총괄회장의 롯데홀딩스 대표권 및 회장직 해임에 대한 무효소송을 제기했다. 또 한국 법원에 호텔롯데와 롯데호텔부산을 상대로 이사 해임에 관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이번 소송의 골자는 지난 7월 28일 롯데홀딩스 이사회 결의가 불법적이고 일방적이었기 때문에 이를 무효화하겠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롯데그룹의 대주주로서 경영 감시권을 발동한다는 이유로 롯데쇼핑을 상대로 한 회계장부 열람등사 가처분 신청도 했다.
[뉴스핌 Newspim] 함지현 기자 (jihyun031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