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
주요뉴스 광고

방향 잃은 달러/엔…"BOJ 완화 없으면 하락"

기사등록 : 2015-10-13 14:37

※ 뉴스 공유하기

URL 복사완료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8월 이후 좁은 범위 갇혀…미·일 정책 불확실성
[뉴스핌=배효진 기자] 최근 글로벌 외환시장의 달러/엔이 좀처럼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다. 

미국 9월 고용지표와 부진한 중국 제조업 경기, 폭스바겐 디젤게이트 등 연이어 등장한 굵직한 이벤트에도 미동이 없자 시장 관계자들은 한숨만 쉬고 있다.

일본은행(BOJ)의 추가 완화 결정이 향후 관건이 될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당분간 지금과 같은 박스권 시세가 지속될 것으로 본다. 일각에서는 시장 기대와 달리 중앙은행의 추가 완화 조치가 없을 경우, 앞서 정책 기대를 반영한 현재 환율 시세가 급락할 위험이 있다고 조언한다. 

최근 3달간 달러/엔 추이 <출처=FXSTREET>

13일 오후 2시 넘어 도쿄 외환시장에서 달러/엔은 런던시장의 119.90~120.00엔보다 낮은 119.83~86엔에 호가되고 있다. 지난 8월 하순에 단기 고점인 125엔 선에서 급락한 이후 1개월 반 동안 118~122엔의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하는 형국이다. 특히 최근 몇 주 사이에는 그 범위가 119~121엔으로 점차 좁아지고 있다.

같은 기간 시장에서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부터 폭스바겐 배기가스 눈속임 사태까지 중요한 이벤트들이 연이어 발생한 것을 고려하면 답답한 흐름이다. 실제 기대치를 크게 밑돈 미국 9월 고용 통계 발표 후에도 달러/엔은 118.68엔에서 정지되는 모습을 보였다.

지속적으로 약화된 미국 연내 금리인상 가능성이 시세를 끌어내린 반면 일본은행(BOJ) 추가 완화 기대감이 시세를 끌어올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속수무책인 상황에 단기세력은 물론 개인 투자자들의 움직임마저도 둔해졌다. 일본 대부중개업체 센트럴 단자의 이토 마사히로 외환 시장 부장은 "예상을 밑돈 미국 고용지표가 금리인상 전망을 약화시키며 달러/엔 상승 모멘텀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외환전문 가이타메닷컴 연구소의 칸다 타쿠야 조사 부장은 "최근에는 재료가 있어도 환율 시세가 미동도 하지 않는다"며 "레인지 거래를 노리는 개인 투자자들도 119엔 전후로 매수에 나섰지만 상승세로 이어지지 않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한 유럽계 은행 관계자는 답답한 달러/엔 흐름에 일부 단기세력들이 말레이시아 링깃화 등 지금까지 매도했던 신흥국과 자원국 통화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전했다.

◆ 관건은 BOJ 추가 완화 여부.. 하락 위험 경고

최근 좁은은 흐름이 당분간 유지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의견이다.

외환 매체 FXStreet의 발레리아 베드나릭 수석 애널리스트는 "시장은 이달 말 예정된 BOJ 정책회의에서 추가 완화를 기대한다"면서도 "다만 8월 말 설정된 118.65~121.35엔 레인지가 당분간 우세를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브라운브라더스해리먼의 외환전략가들은 "상단과 하단의 볼린저 밴드가 약 20년 만에 가장 좁아졌다"며 "달러가 엔을 감싸는 형국으로 118.60~121.50엔 범위는 당분간 깨지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달러/엔 볼린저밴드
박스권 흐름을 바꿀 수 있는 요인은 오는 30일 경제·물가 전망 보고서를 발표하는 일본은행 금융정책 결정 회의에서 추가 완화 결정 여부다. 부진한 경기흐름과 달리 구로다 하루히코 BOJ 총재가 물가 기조 개선에 계속해서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는 점에서 전문가들의 예상도 엇갈리고 있다.

골드만삭스의 나오히코 바바 리서치 애널리스트는 "BOJ가 결국 추가완화 카드를 꺼내들 것"이라며 "동시에 2015회계연도 실질 국내총생산(GDP) 전망치를 1.7%에서 1.0%로 하향 조정하고 물가상승률 전망 역시 0.7%에서 0.3%로 낮춰 잡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메르츠방크의 크리스토프 발츠 리서치 애널리스트는 "산업생산과 부진한 임금 성장세 등 물가 목표 달성에 실망스런 지표에도 불구하고 BOJ는 지나치게 낙관적"이라며 "경제 전망을 발표하는 이달 말 회의가 추가 완화 결정 적기로 자산 매입 규모 확대 방안이 가장 유력하다"고 진단했다.

반면 라보뱅크의 제인 폴리 리서치 애널리스트는 "BOJ는 시장 압력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것"이라며 "추가 완화 외에 선택지가 없다고 여기는 이들조차 자산 매입 확대 정책이 수정될 필요가 있다고 느끼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는 "구로다 총재는 최근 CNBC와 인터뷰에서 자산 매입 확대나 마이너스 금리 등 완화 가능성을 일축했다"며 "정책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싱가포르 달러화와 한국 원화 등 아시아 통화에 대해 엔화 롱(매수)를 유지하는 한편 유럽중앙은행(ECB)와 BOJ 통화정책 기조 차이에 따라 유로/엔 숏(매도) 포지션 유지하는 편이 좋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한편, 아오조라은행의 쇼가 아키라 상품부 부장은 "현재 달러/엔은 추가 완화 기대 프리미엄을 반영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그런만큼 추가 완화 단행 이후 상승보다는 오히려 현 정책 유지에 따른 하락 위험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뉴스핌 Newspim] 배효진 기자 (termanter0@newspim.com)

<저작권자© 글로벌리더의 지름길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Newspim),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