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선엽 기자] 국내 사물인터넷(IoT)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통신사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와 같은 대형 업체는 물론이고 국내 중소형 업체를 향해서도 쉴 새 없이 구애를 던지고 있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더 많은 파트너사를 확보한 쪽이 사물인터넷 시장에서 승기를 잡을 것"이라며 현재의 경쟁 분위기를 전했다.
16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최근 3대 통신사는 이미 사물인터넷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점찍고 과감한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특히 통신사는 IoT 디바이스를 직접 만들 수 없기 때문에 가전기기 업체를 자신들의 파트너를 확보하는 것이 급선무다. 이에 서로 개방형 플랫폼을 내세우며 동맹 구축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아울러 자사 플랫폼이 적용된 IoT 시제품도 속속 내놓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 5월부터 지금까지 위닉스와 아이레보 등 30개 이상의 업체와 파트너십을 구축했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양대 가전업체와도 잇따라 제휴를 맺었다. 현재까지 6~7개 정도의 제품을 내놓았고 올해 안에 20개 이상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LG유플러스는 국내에서 가장 먼저 홈IoT 서비스를 상용화했다. 지난 7월 IoT 허브와 가스락, 열림감시센서 등 보안과 에너지 절감 관련 6종의 홈 IoT 서비스인 ‘IoT@home’ 서비스를 출시했다.
이와 함께 조직 개편도 단행했다. BS본부의 IoT 사업을 진두지휘할 컨트럴 타워로 인더스트리얼(Industrial) IoT 사업담당 조직을 신설했다. 회사 내 본부급 조직을 제외하고는 가장 큰 조직이다.
LG유플러스는 신설 조직을 통해 국내외 업체들을 본격적으로 포섭해 나갈 계획이다. 미국 전기자동차 개발 전문 기업 레오모터스(Leo Motors, Inc.)와 전기차, 전기 어선에 적용할 IoT 통합 관리 솔루션 등을 포함한 신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전기차와 전기 어선에도 IoT 기술이 접목된다"며 "보다 효율적인 운행 및 안전 관리가 가능해짐에 따라 국내 시장에서 전기차와 전기 어선 등의 도입 및 활성화에도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8월에는 미국 IT벤처기업 'JIBO'사에 200만 달러를 지분 투자해 전략적 파트너십을 강화했다.
국내에서는 지난 9월 가구업체 에넥스와 MOU를 체결하고 에넥스의 서울 논현매장에 IoT 소비자 체험존을 구축했다.
체험존에는 가스록, 열림감지센서, 온도조절기 등 LG유플러스의 주요 IoT 상품이 설치돼 있다.
지난 14일에는 생활가전 전문기업 쿠첸과 MOU를 체결하고 주방 생활가전의 IoT(사물인터넷) 서비스 대중화를 선도하겠다고 발표했다.
KT는 상대적으로 뒤늦게 협력사 모집에 나섰지만 빠른 속도로 회원수를 늘리고 있다. 지난 8월 25일 출범한 'GiGA IoT Alliance'에는 두 달 만에 약 230개 회원사가 등록했다.
KT 관계자는 "현재도 꾸준히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며 "타 통신사와 비교하자면 시장에서의 반응이 뜨겁다"고 평가했다.
KT는 이들 회원사들과 함께 본격적으로 IoT 생태계를 활성화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판교에 GiGA IoT 사업협력센터를 8월 25일에 공동 오픈했고 아울러 IoTMakers라고 하는 개방형 IoT 플랫폼을 공개해 KT와 함께 IoT 사업을 할 기반을 제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지난 9월 17일에는 제 1회 GiGA IoT Makers Day(회원사들과 함께 하는 일종의 파트너스 데이)를 통해 KT와 함께 IoT 사업을 하고자 하는 회원사들과 교류의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이처럼 최근 IoT 단말기 하나 없는 이통사들이 수 년간 IoT를 준비한 가전업체들을 제치고 사물인터넷 시장을 장악해 나가고 있다.
KT경제경영연구소 박연익 연구원은 "통신사들은 단말기를 직접 제조하지 않기 때문에 오픈 플랫폼을 통한 다양한 제조사와의 포괄적 협력을 기본 전략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아직 결과는 알 수 없다. 단독으로 IoT 보일러를 출시한 귀뚜라미가 웃을지, 경동나비엔과 손을 잡은 SK텔레콤의 승리로 귀결될지는 지켜봐야 한다.
정구민 국민대 전자공학부 교수는 "이통사들이 가전업체들을 데리고 스마트홈을 하겠다고 하는 것은 새로운 수익모델 발굴이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면서도 "전세계적으로 이통사가 사물인터넷에 앞서 있는 것은 맞지만 국내 이통사가 스마트홈에서 가전업체들을 제쳤다고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