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영기 기자]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임으로 현정택 청와대 정책조정수석비서관과 신제윤 전 금융위원장 등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총선출마 의지를 밝힌 유일호 국토교통부 장관과 유기준 해양수산부 장관을 교체하자 정기국회 종료 이후 국회로 돌아갈 최경환 부총리 후임 인선에 관심이 모아지는 것이다.
20일 기획재정부 등 세종시 경제관련부처에서는 최 부총리 후임자로 국정과제를 마무리할 수 있는 실무형 부총리가 임명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이명박 정부 후반의 경제정책을 책임졌던 박재완 전 장관과 같이 관료 속성을 잘 이해하면서도 국정과제를 차분히 챙길 수 있는 실무형 인사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이런 맥락에서 10여명의 인물이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이 중에서 현정택 정책조정수석과 신제윤 전 금융위원장이 가장 유력하다는 관측이다.
현정택 수석은 경제기획원, 재정경제원, 대통령 경제수석비서 등을 거친 전형적인 경제통이다. 현 정부가 추진하는 4대 개혁과제 중 노동개혁을 진두지휘하는 등 최 부총리가 추진했던 과제를 이어갈 적임자라는 관측이다.
기재부의 모체인 부처에서 공직생활을 했고, KDI 원장을 지냈다는 점에서 기재부 공무원을 다잡아 경제정책을 차분하게 이끌 수 있는 스타일로 알려져 있다. 특히 현 수석의 최 부총리와의 각별한 인연에 관가는 주목하기도 한다. 최 부총리가 지식경제부 장관시절 현 수석은 지경부 산하 무역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적이 있다.
일각에서는 청와대 수석비서관 중 현 수석보다 안종범 경제수석비서관을 부총리 후보로 꼽기도 한다. 안 수석은 박 대통령의 대선공약 산파역을 맡은 경제학자 출신 정책통이다.
하지만 세종시 관가에서는 이런 점이 오히려 안 수석의 움직임을 어렵게 한다고 분석한다. 원할한 당-정-청 협력관계를 이끌면서 대통령을 끝까지 보좌해야 경제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는데 안 수석은 '친박' 이미지가 너무 강하다는 것. 또한 관료 경험이 없다는 점이 약점이라는 지적이다.
정통 관료 출신으로 가장 유력한 후보는 신제윤 전 금융위원장이다. 신 전 위원장은 1981년에 시작해 재정경제부 국제금융국장, 기획재정부 1차관 등을 거쳐 올해 초 금융위원장으로 퇴임하기까지 34년간의 경제부처에서 공직 생활을 했다. 그는 지난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넘긴 경험을 가져 금융시장에 대한 식견이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박 정부 초대 금융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무엇보다도 정권 후반의 실무형 스타일로는 최적임자로 꼽힌다.
신 전 위원장 못지 않는 실무형 적임자로 주목받은 인물은 임종룡 현 금융위원장이다. 임 위원장도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과장과 기재부 경제정책국장을 거친 금융정책 전문관료다. 하지만 최근 강조되고 있는 금융개혁이라는 과제가 임 위원장을 주저앉힐 것으로 관측된다. 최 부총리의 '오후 4시면 문닫는 은행' 발언에 발목이 잡힌 셈이라는 것.
기재부의 한 고위공무원은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 공방을 피할 수 있고 또 현정부 후반기에 접어들어 경제현안을 차분하게 다루는 실무형이 선택되지 않을까"라며 현수석과 신 전 위원장을 유력후보로 꼽는 세종시 관가 분위기를 전했다.
한편 이들 외에 김준경 KDI원장, 이한구 새누리당 의원, 김동연 전 국무조정실장, 신현송 국제결제은행(BIS) 수석이코노미스트, 박봉흠 전 기획예산처 장관,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 등이 회자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이영기 기자 (00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