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한기진 기자] 세계적인 금융회사 HSBC는 한국에서 2년 전 소매금융을 철수했다. 기업금융 점포 1곳만 남기고 소매금융점포 10곳을 폐쇄했다. 필요 없는 인력은 명예퇴직금을 주고 구조조정했다. 그렇게 HSBC의 존재감이 우리나라에서 사라져갔다.
그러나 최근 국내 수출대기업을 집중공략하며 기업금융에서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6일 HSBC 한국지점에 따르면 2013년 소매금융 철수 직후 급락했던 당기순이익(충당금적립 후)이 949억원을 찍고 2014년 말에 1415억으로 60% 가까이 급증했다. 올해 상반기도 709억원을 벌어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주목되는 점은 총자산순이익률(ROA)이 크게 향상된 것이다. 지난해 0.65%로 2013년 0.41%에 비해 0.24%포인트나 상승했다. 직원 1인당 충당금적립전이익도 3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억원 증가했고 대출금도 40억원으로 4억원 늘었다. 양적질적인 면에서 모두 뚜렷하게 개선된 것이다.
다만 한때(2009년) 3261억원에 달했던 순이익에는 못 미친다. 그래도 점포를 11개에서 1개로 줄이고 소매금융을 폐지한 뒤에 거둔 실적이라, 그 방법이 금융권의 관심을 받는다.
HSBC한국지점 관계자는 “자산이 22조원을 넘겼고 근무인력이 700명으로 늘어나는 등 본사에서도 한국 내 비즈니스를 중요하게 여기게 됐다”고 자평했다.
HSBC는 우리나라 수출 대기업의 금융서비스 수요를 집중 공략하며 성과를 냈다.
HSBC 측은 중국 등 아시아 지역의 강력한 네트워크를 활용한 기업자금관리서비스의 성과가 좋았다고 본다. 해외에 진출한 국내기업의 임금, 결제대금을 종합적으로 관리해주는 서비스가 통했다는 것이다.
또한 중동지역 플랜트 등 대형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도 국내 은행을 제치고 HSBC가 상당한 성과를 내고 있다. 최근 2~3년간 이스라엘 IEC 복합화력발전 증설 프로젝트 등에 참여했다.
HSBC 한국지점 관계자는 “한국에는 글로벌 수출기업이 많고 기업금융에 대한 수요가 많고 최근에는 위안화 국제화로 관련 비즈니스에서 성과를 내는 등 글로벌네트워크를 통한 금융서비스가 통했다”면서 “일본에서도 소매금융은 철수하고 기업금융만 하는 것가 같은 이유”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