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최헌규 중국전문기자] 구매제한 폐지와 통화완화의 보폭을 넓히면서 중국 1,2선도시를 중심으로 주택 거래가 살아나고 가격이 오르는 등 부동산 경기가 완연한 회복세를 맞고 있다. 하지만 중국 당국이 동원하고 있는 현재의 고강도 경기부양조치가 2016년 3분기이후에 가서는 부동산 거품 붕괴를 유발, 중국 경제에 독이 될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중국은 경기하강을 저지하기 위해 지난 24일 금리와 지준율을 전격 인하했다. 중국의 금리와 지준율 인하는 올들어서만 각각 6회, 5회 째다. 한두달만에 한번 꼴로 연속해서 취해진 통화완화 조치는 베이징(北京) 상하이(上海) 선전 광저우 등 4개 1선도시와 일부 2선 지방 도시의 부동산 가격을 끌어올리는데 적지않은 효과를 내고 있다.
9월말 총통화(M2)잔액은 135조9800억위안으로 전년동기 대비 13.1% 증가했다. 올해 목표로 설정한 12%를 넘어선 수치다. 중국 통화당국이 대놓고 인정하지는 않지만 이미 중국 방식의 양적완화가 진행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가를 감안하면 금리는 이미 제로금리 상황에 도달하고 있다. 주택대출 금리는 10년래 최저수준으로 떨어졌다.
통화정책외에도 주택구매시 지불조건완화 등 각종 구매제한 완화, 공적금 대출금리 인하 등 부동산 경기부양을 위한 직간접 조치가 수도 없이 쏟아져 나오면서 그동안 1선도시와 일부 2선도시에서도 부동산 매매가 활발해지고 가격이 뚜렷히 상승하는 추세다.
중국 주택건설 당국은 지난 9월 30일 주택 가격의 25%만 먼저 지불하고 집을 구매할수 있도록 하는 '9.30 부동산 활성화'대책을 내놨다. 주택 매입 계약시 내야하는 이 선지불금은 종전 30~40%였다. 규제완화로 분양시장에 활기가 돌면서 빈사상태에 빠졌던 부동산개발상들은 신규 분양 불량을 대대적으로 쏟아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10월 24일 금리와 지준율 동시 인하조치가 취해지자 부동산 시장은 완연한 봄기운을 보이며 그동안 꽁꽁 얼어붙었던 지방 중소도시까지 온기가 펄져 나갈 분위기다. 중국 부동산업계는 9월과 10월 전통적인 부동산 경기 활황을 뜻하는 '진쥬인스(金九銀十, 9,10월 호경기)'가 올 가을엔 모처럼 위력을 나타낼 것이라며 들뜬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1선 도시의 경우 광둥성 선전시는 지난 9월 주택가격이 전년동기 대비 38.3%나 뛰어올랐다. 선전의 주택가격이 이처럼 치솟는 이유는 토지자원의 희소성과 요지의 주택 공급 부족때문으로 다른 1선도시도 대부분 이와 유사한 상황이다. 수도 베이징의 경우 1~3분기 기존주택 매매가 14만 200여가구로 전년동기비 두배이상 늘었다. 2010년 부동산 과열에 따른 구매제한 조치후 최고치다.
하지만 중국 부동산 경기가 올가을에 잠시 반짝할지는 모르지만 시장 전체가 안정적인 상승추세로 전환할지는 여전히 의문이라는 진단이다. 무엇보다 중국 부동산시장의 고질병인 재고가 큰 부담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부동산 시장 전문가들은 구매제한 조치나 수차례 금리 및 지준율 인하조치에도 불구하고 과잉투자의 산물인 재고는 쉽게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시장 일각에서는 올해 4분기와 연말 1선도시와 일부 2선 지방도시 부동산에 일시적으로 '진쥬인스'의 활황이 찾아 올 수 있지만 2016년 가을 이후 거품이 꺼지면서 부동산 리스크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보고 있다. 한 보고서는 중국 70여개 주요도시 부동산 가격 리스크를 조사한 결과 부동산 거품이 꺼질 경우 선전과 베이징 상하이가 진원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수급측면에서 볼때 올 가을의 부동산 호황이 향후 2년 이상 지속되기 힘들다며, 특히 통화와화에 따른 인플레 우려와 함께 가수요가 소멸되면서 중국 부동산은 큰폭 하락의 조정주기에 빠져들 것이라고 주장한다. 부동산 부양 정책의 약효가 몇 분기 지속된 뒤 2016년 하반기에 동력이 떨어질 것이라는게 이들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무엇보다 중국 대부분 도시가 앉고 있는 부동산 재고압력과 예상되는 미국 금리인상으로 미국 부동산과 달러 자산에 대한 선호가 높아지는 것도 중국 부동산의 지속 회복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경제회복의 가장 든든한 버팀목인 부동산을 살리기 위해 백방으로 힘쓰고 있지만 곳곳에 도사린 복병으로 인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기가 녹녹치 않다는 지적이다.
[뉴스핌 Newspim] 최헌규 중국전문기자 (ch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