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글로벌 경기 둔화가 미국 경제의 성장을 압박할 수 있다는 것이 지난 9월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인상을 보류한 이유다.
하지만 미국 경제를 부양하기 위해 연준이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의 카드가 긴축이라는 주장이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현재 국내외 경제 상황 속에 연준이 금리를 올릴 때 실상 실물경기를 오히려 활성화하는 결과를 이끌어낼 것이라는 얘기다.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 의장 <출처=AP/뉴시스> |
뿐만 아니라 연준이 지난 9월 금리인상을 단행했어야 했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일반적으로 중앙은행이 금리를 인상할 때 가계 소비보다 저축을 촉진하고, 이에 따라 기업의 자금 조달 비용이 상승한다. 이는 수요를 둔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
이와 함께 금리 상승은 자산 가치를 떨어뜨리고, 이는 다시 민간 소비를 위축시킨다. 또 연준의 금리 인상은 달러화 강세를 부추기고, 이에 따라 수출 기업의 경쟁력에 커다란 흠집이 생긴다.
하지만 일부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금리인상을 단행할 때 결과가 이번에는 다를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JP모간의 데이비드 켈리 전략가는 9월 연준이 금리인상을 단행했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가계와 기업의 지출 및 투자를 저해하는 것은 자금 조달 비용보다 신용등급이나 금융권에 대한 정부 규제 등을 포함한 가격 외적인 요인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이 때문에 연준의 금리인상이 오히려 비가격 정책에서 초래된 실질적인 부담을 축소해 투자와 지출을 늘리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얘기다.
연준이 금리를 올릴 경우 모기지 금리를 끌어올려 주택시장을 강타할 것이라는 견해가 일반적이지만 오히려 호재가 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도이체방크의 호세 라보냐 이코노미스트는 “금리인상이 은행권의 예대마진을 개선시켜 모기지 대출 요건을 완화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택을 매입하려고 하는 투자자들이 엄격한 요건으로 인해 모기지 대출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사상 최저 금리가 장기간 지속된다 하더라도 주택시장을 부양하는 효과는 지극히 제한적이라는 주장이다.
도이체방크의 방킴 차다 전략가는 “예상과 달리 저금리가 가계의 저축을 부추기는 결과를 초래했다”며 “전통적인 통화정책으로는 민간 소비를 늘리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장기간에 걸쳐 마비 증세를 기업의 투자 역시 금리인상이 해답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RBC 캐피탈 마켓의 제이콥 우비나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의 장기 저금리가 기업들 사이에 생산적인 투자보다 재정 확충을 위한 통로로 활용됐고, 이는 대규모 채권 발행 및 자사주 매입을 통해 입증됐다”며 “주식 수를 줄여 순이익을 부풀리는 형태의 기업들의 ‘꼼수’에 제동을 걸기 위해서는 금리인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