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한기진 기자] 은행권의 ‘대기업’ 구조조정이 강도 높게 진행될 전망이다.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이 27일 10개 시중은행장을 만나 주문한 내용을 대기업 중심의 기업구조조정으로 은행권은 받아들이고 있다. 이에 따라 내달 진행될 대기업 신용위험평가에서 구조조정 대상인 C(워크아웃), D(퇴출)등급을 받을 기업이 늘어날 가능성이 커졌다.
진 금감원장은 이날 시중은행장과의 조찬 간담회에서 “회생가능성이 없는 한계기업을 신속하게 정리함으로써 자원이 생산적인 부문으로 선순환될 수 있도록 하되, 살 수 있는 기업에 대해서는 적극 지원해 막연한 불안감으로 억울하게 희생되는 기업이 발생하지 않아야 한다”고 밝혔다. 은행권의 적극적인 기업구조조정을 주문한 것이다.
이와 관련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부실기업은 놔두면 놔둘수록 국가경제를 어렵게 한다”면서 “구조조정은 옥석가리기다”라고 지적한바 있다.
금융당국의 강도 높은 구조조정 주문으로 은행권에서는 연 1회인 대기업 신용위험평가를 ‘수시’로 실시하고, 평가도 엄격하게 하라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정부의 기업구조조정 방침에 따라 내달 추가로 1회 더 실시한다.
반면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정기 1회 이외에 수시로도 4회 실시한다.
시중은행 신용평가부서 관계자는 “금감원에서 대기업 신용위험 평가 TF가 가동되는 등 은행권에서는 기업구조조정이 대기업 중심으로 시행해 위험을 차단하라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대기업이 구조조정 주요 대상이 된 이유는, 우리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큰 상황에서 주채무계열 대기업집단 신용공여액이 지난해 말 303조원으로 불어났는데, 한국은행 분석을 보면 이자를 못갚는 대기업이 2009년 9.3%에서 지난해 14.8%로 늘었기 때문이다. 올 4월 선정된 주채무계열 대기업집단은 삼성과 LG·SK 등을 포함해 41곳이다.
그러나 은행권의 기업 구조조정 의지는 약한 편이다. 금감원장이 은행장을 만난 이유도 이 같은 태도 때문이다.
은행 처지에서 기업 구조조정은 자칫 여신손실로 이어질 수 있어 수익에 악영향을 준다. 또 많게는 수만명 적게는 수천명에 달하는 종업원을 보유한 기업체를 재무구조 개선을 이유로 구조조정을 요구하는 것은 노조의 반발, 정치권의 입김도 부담이다.
시중은행 여신심사담당 부행장은 "가장 위험한 분야는 조선, 건설업종이 될 전망인데, 고용이 많은 업종이라 구조조정 과정에서 각종 반발을 의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