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민예원 기자]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가 통신‧케이블 업계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KT와 LG유플러스를 비롯해 케이블업계 역시 초긴장 상태다. 이동통신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과 1위 사업자인 종합유선방송(SO) 1위 사업자인 CJ헬로비전의 빅딜로 통신‧케이블의 판도 변화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가장 촉각을 곤두 세우고 있는 곳은 KT다. KT는 2일 입장자료를 통해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는 방송 공공성을 훼손할 수 있다며 불편한 감정을 드러냈다.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 인수를 계기로 방송시장에서도 지배력을 넓힐 것이라는 이야기다. KT는 "유선방송구역 78개 중 23개 구역에서 SK그룹의 유료방송 점유율이 60%를 넘게 된다"며 "방송의 공공성이 훼손되고 유선방송산업이 고사될 수 있다"고 반발했다.
또한 정부가 추진해 온 중소 알뜰폰 사업자 육성 정책에도 전면 배치된다고 반박했다. SK그룹의 영향력 하에 있는 알뜰폰 가입자는 전체 시장의 60%를 차지하게 돼 이동통신의 시장 지배력이 알뜰폰 시장까지 확대된다는 것이다.
LG유플러스 역시 이번 인수로 인해 소비자 이익 저해 등 소비자 편익 저해가 우려된다고 입장을 밝혔다. 또한 무선시장 지배력 전이에 따른 경쟁 활성화 저해 및 불공정 행위 양산, 시장 고착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LG유플러스는 "유료 방송시장에서는 SK텔레콤의 무선 시장 점유율에 따라 시장 지배력이 전이돼 유료방송 사업자들이 고사 상태로 내몰릴 수 있으며 시장 지배력의 전이 문제로 공정경쟁을 저해하는 등 심각한 부작용이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SK텔레콤의 알뜰폰 시장 독점구조가 심각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케이블업계 역시 이동통신업계가 종합유선방송사업자를 첫 인수하는 만큼 복잡한 상황에 직면해 있다. 특히 CJ헬로비전이 유료방송에서 1위 사업자로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회원사로 남느냐 빠지느냐가 가장 큰 관건이다.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는 종합유선방송사업자들이 모여 공식 입장을 발표하고 종합 회의를 하는 등 케이블업계 결집력의 근원으로 통하는 곳이다.
하지만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 인수를 하면서 CJ헬로비전이 더이상 케이블업계 자체의 목소리를 내기 어려워졌다. 이때문에 케이블업계 전체회의를 할 때 CJ헬로비전의 참가 여부가 난감한 상태다.
이는 SK텔레콤의 입장정리에 따라 CJ헬로비전이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회원사로 존재할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는 CJ헬로비전이 기존과 마찬가지로 회원사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
케이블업계 관계자는 "케이블업계가 개별 입장을 내기 어려운 상황이다"며 "하지만 케이블TV방송협회에 SK텔레콤이 들어오는 것이고, SK텔레콤이 방송사업권을 가져가는 것이기 때문에 득이 될지, 실이 될지는 따져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을 인수하더라도 유료방송 시장에서는 아직까지 KT가 1위 사업자이기 때문에 이통시장에서 더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민예원 기자 (wise2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