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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전선형 기자] 카드사들이 시름에 빠졌다. 금융당국이 내년부터 카드사 가맹점 수수료율을 최대 0.7%포인트 인하하기로 결정하면서 수익성에 빨간불이 켜졌기 때문이다. 일부 카드사는 수익 감소를 막기 위해 인력 구조조정까지 고려하고 있다.
2일 정부와 금융당국은 연매출 2억원 이하 영세카드 가맹점의 수수료율을 현 1.5%에서 0.8%로, 연매출 2억~3억원 이하 중소가맹점은 2.0%에서 1.3%로 0.7%포인트씩 인하키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전국 238만개 가맹점들은 연간 약 6700억원 가량의 수수료 부담을 덜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의 이번 결정은 경기침체로 어려움이 있는 영세가맹점을 중심으로 수수료율 인하 요구가 지속돼 왔고 가맹점 간 형평성 문제가 제기됨에 따라 마련됐다. 또 저금리 기조로 카드채 금리가 하락하는 등 카드사 자금조달비용이 줄어든 요인도 수수료율 인하 배경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이번 카드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에 카드사들은 죽을 맛이다. 당장 내년부터 수수료 수입 감소로 순익의 20%가량이 축소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 대형카드사 관계자는 “가맹점 수수료 수입이 6700억원 줄어들게 되면, 전체 당기순익의 약 20%가 감소하게 되는 셈”이라며 “내년에는 미국 금리 인상으로 국내 기준금리가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렇게 되면 자금조달에도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밴(VAN)사의 리베이트 및 수수료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 같은 큰 폭의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는 이해하기 힘들다“며 ”일부 카드사는 비용절감을 위해 구조조정까지 생각하고 있다. 그만큼 카드업계가 위기에 봉착했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실제 대형카드사 2곳은 카드사는 수익 감소를 미리 막기 위해 대대적인 인력 구조조정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회사로 인력을 넘기거나 희망퇴직을 받는 형태다.
또 다른 카드사 임원은 “이번 가맹점 수수료율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만들어낸 포퓰리즘적 발상”이라며 "수수료율이라는 것도 시장논리에 따라 자연스럽게 움직여야 하는 것인데, 인위적으로 인하하면 카드업계는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카드사들의 순익이 커졌다고 하지만, 대부분 수익이 증가한 것이 아니라 비용이 절감된 효과”라며 “비용은 줄이는 데 한계가 있다. 부가서비스 축소는 물론 인력 구조조정은 당연한 수순일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3분기 카드사들의 순익(누적)을 보면 KB국민카드는 1160억6100만원, 하나카드가 254억원, 신한카드는 1679억4300만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보다 상승했다. 순익 증가 원인은 각각 충당금 감소, 전산통합에 따른 투자비용 감소. 대손비용 축소 등 대부분 비용절감이 이유다.
[뉴스핌 Newspim] 전선형 기자 (inthera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