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정연주 기자]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MERS)가 소비 등에 미친 악영향이 지난해 세월호 사고때보다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정상단계로 회복되는 속도도 세월호 사고 당시보다 빨랐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은 3일 국회에 제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2015년 11월)'에서 "지난해 세월호 사고 발생 당시와 비교해 보면 메르스 사태 이후 서비스업생산 감소폭이 훨씬 크고 소비자심리 위축 정도도 더 큰 것으로 나타났으나 메르스 감염에 대한 불안감이 해소되면서 더 빠르게 정상화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자료제공=한국은행> |
2015년 들어 회복 흐름을 유지하던 소비는 메르스 확진환자(5월 20일)와 사망자(6월 1일)가 발생하면서 급속히 위축됐다. 특히 소비는 6월 중 내국인의 야외활동 및 외국인 관광객이 크게 줄면서 소매판매와 서비스업생산이 모두 감소했다.
재화별 소매판매를 살펴보면 의복, 가방 등 준내구재(-11.6%)가 전월대비 큰 폭으로 줄어든 가운데 가전제품 등 내구재(-2.1%)와 화장품 등 비내구재 (-0.9%)도 축소됐다. 가계의 체감경기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쳤으며 소비자심리지수는 6월 중 전월대비 6p 하락한 후 8월에도 메르스 사태 이전 수준(5월 105)에 미달했다.
이에 충격 정도도 지난해 세월호보다 컸다. 운수, 숙박·음식, 여가 관련 서비스의 가중평균을 기준으로 지수화한 것을 보면 100을 평균으로 봤을 때 세월호 충격 이후에는 해당 지수가 99.1까지 내려왔으나 메르스 충격으로 92.5까지 떨어졌다. 소비자심리 관련 지수도 메르스 사태 당시는 95.2까지 떨어졌으나 세월호 사고때는 그보다 높은 96.3까지 하락하는데 그쳤다.
그러나 메르스 충격 이후 지수는 빠르게 회복해 세월호 추세와 비슷한 수준까지 따라잡는 모습이다.
박종현 한은 동향분석팀 과장은 "그간 메르스 여파로 부진했던 소비 드으이 부분이 얼마나 빨리 회복되는지를 지수화해 가늠해 본 것"이라며 "추이를 보면 세월호때는 지수 감소폭이 직전월에 비해 메르스보다 적었으나 회복 측면에서 보면 세월호 사고때보다 굉장히 가파르게 상승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자료제공=한국은행> |
한편 한은은 7월 이후 메르스 사태가 진정되고 있지만 8월에는 아직 발생 직전수준까지 회복하지 못했던 것으로 분석했다.
한은은 "7월 이후 메르스 사태가 진정되면서 소매판매 및 서비스업생산이 플러스로 전환됐으나 8월에도 일부 재화의 소매판매 및 서비스업생산은 메르스 발생 직전인 5월 수준에 미치지 못했다"며 "특히 외국인 관광객 수가 충분히 회복되지 못하면서 면세점 매출 뿐만 아니라 숙박·음식, 여가 관련 서비스 등의 업황이 여전히 부진한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정연주 기자 (jyj8@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