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수호 기자] 국내 최대 게임사 넥슨이 올해 게임시장을 짚어 보는 '지스타2015'에 역대 최대 규모로 나선다. 시장의 주도권이 PC에서 모바일로 넘어가면서 업계가 광고 효과 부진을 이유로 협찬을 줄이는 가운데, 넥슨 홀로 지스타에 돈을 풀어 국내 게임업계 대표주자 이미지를 굳히겠다는 의미다.
3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넥슨은 이날 동대문 JW 메리어트 호텔에서 '지스타 2015 프리뷰' 행사를 열고 지스타에 출품할 신작들을 대거 소개했다. 넥슨은 오는 12일부터 개최되는 올해 지스타에 총 300부스, 15종의 게임을 출품한다. PC 온라인 게임에 140부스를 할애했고 모바일 게임에는 100부스, 팬 파크(놀이·문화공간)에 40부스를 준비했다. 특히 올해는 관람 중심이던 지난해 행사와 달리, 시연 중심으로 바꿔 PC 195대, 최신 모바일 기기 216대를 갖췄다. 더불어 애니메이션을 비롯한 볼거리를 대폭 늘려, 가족 단위 관람객을 위한 다양한 콘텐츠를 구비했다.
이날 넥슨 지스타 프리뷰 소개를 맡은 이정헌 넥슨 부사장(사업본부장)은 "넥슨 놀이터(플레이 그라운드)라는 슬로건으로 지스타를 준비했다"며 "올해는 보는 재미에서 직접 게임을 체험하는 재미를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관람 중심의 지난해와 정반대라고 생각하실 수 있지만, 넥슨은 매년 새로운 시도를 통해 발전해왔다"고 강조했다.
특히 올해 지스타는 국내 게임산업을 이끄는 주요 게임사들 대부분이 불참을 선언해 넥슨에 대한 의존도가 그 어느 때 보다 높다. 경쟁사인 엔씨소프트는 신작 온라인 게임 중심으로 150부스를 진열하는데 그쳤고 게임업계 빅3로 성장한 넷마블게임즈는 아예 부스를 따로 열지 않았다. 게임 플랫폼 선두 기업인 카카오 역시 행사에 불참한다.
넥슨은 올해 지스타에 체험형 기기를 대거 도입해 관람객들의 볼거리를 늘렸다. <사진제공 = 넥슨> |
PC 온라인 게임의 경우, 팬들의 충성도가 높고 게임 기간도 긴데 반해, 모바일 게임의 경우 트렌드 변화가 빨라 게임 충성도가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 PC 대형 신작을 내놓은 네오위즈게임즈와 엑스엘게임즈까지 불참한 이유는 그만큼 지스타를 통한 홍보효과가 예전 같지 않다는 방증이다.
지난해 대규모 부스를 꾸렸던 업체 관계자는 "굳이 모바일 회사가 부산까지 내려가 부스를 차리고 홍보할 이유가 없다"라며 "효과도 떨어질 뿐 더러 부스 설치 비용이 부담스러워, 오히려 매스 마케팅에 홍보비를 집행하는 경우가 더 많다"고 설명했다.
반면 넥슨은 홀로 부각된 지스타를 통해 국내 대표 게임 기업의 이미지를 확고히하겠다는 의지다. 이 본부장은 지스타에 대규모 투자를 하는 이유에 대해 "큰 회사는 늘 나가야하는 행사라고 생각해 왔다"라며 "전략적인 의도는 없었고 내부적으로 자연스럽게 참가를 늘 결정해 왔다"고 강조했다.
관람형 시스템을 통해 새로운 시도를 했던 지난해 넥슨 지스타 부스 <사진제공 = 넥슨> |
지난해부터 불거졌던 엔씨소프트와의 경영권 분쟁으로 인해 타격을 입은 이미지 회복과 더불어 과도한 유료체계로 인해 '돈만 밝히는 넥슨'이라는 오해를 피하고자 게임산업 진흥에 돈을 푼다는 해석이다. 게임업계 맏형이라는 책임감을 부각시켜, 업계의 리딩 기업이 엔씨소프트가 아닌 넥슨이라는 이미지를 만들겠다는 의미다.
넥슨 관계자는 "올해 지스타는 넥슨에서 가장 사랑 받고 있는 라이브게임 뿐만 아니라 앞으로 유저분들에게 즐거움을 제공할 다양한 신작들이 어우러진 공간으로 만들고자 했다"며 "앞으로도 즐거운 놀이터와 같은 게임문화를 만들어가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지스타2015'는 국내외 35개국 633개사가 참가하고 전년대비 2.7% 증가한 2636부스(B2C 1450부스, B2B 1186부스)로 열리는 등 역대 최대 규모로 진행된다. 개최 11년을 맞아 명실공히 국내 최대 게임행사로 자리를 잡았다는 평가다.
[뉴스핌 Newspim] 이수호 기자 (lsh5998688@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