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양섭 기자] 매각 절차가 진행 중인 KDB대우증권(이하 대우증권) 예비입찰이 마감됐다. 매각 흥행 보증수표로 여겨졌던 중국계 자본이 빠진 가운데, KB금융지주,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대우증권 우리사주조합 등 4곳이 입찰에 참여해 국내 자본끼리의 경쟁 구도로 좁혀졌다. 다만 대우증권 우리사주조합측이 투자자 모집을 진행중이어서 외국계 자본의 참여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산업은행과 대우증권 안팎에선 예비입찰에 중국계 자본이 빠진 것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하는 분위기가 남아있다. 대우증권 한 관계자는 “부서에 따라 다소 다르긴 하겠지만 중국계 자본 유입으로 글로벌화를 가속화시킬 수 있겠다는 기대감이 있었다”고 전해왔다.
매각측 입장에서도 중국 자본이 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것은 아쉬운 대목으로 해석된다. 다만 쟁쟁한 후보자들이 적극적으로 인수전에 뛰어들고 있어 ‘흥행’측면에서도 ‘괜찮은(?)’ 수준이라는 게 내부 분위기라는 전언이다.
KDB산업은행 대우증권 매각 담당자는 “초기에 예상됐던 것처럼 ‘KB금융-시틱’ 이런 구도였다면 모르겠지만, 경쟁력을 갖춘 후보들이 3곳 이상 입찰에 응해 부족한 점이 없는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앞서 금융당국은 매각 이슈 초기부터 외국계를 특별히 배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이런 분위기속에 중국의 씨틱그룹이 JP모건을 인수 자문사로 선정하고 인수전을 준비해왔다. 중국 안방보험 역시 국내 금융사 인수·합병(M&A)에 관심이 많아 이번 인수전에 참여할 가능성이 거론되기도 했다.
적극적으로 뛰어들 것으로 예상됐던 중국계 자본이 인수전에 참여하지 않은 이유는 중국 내부적인 요인 때문으로 추정된다.
산은 관계자는 "정확한 내막은 알수 없지만, 중국 정부가 증권사에 대해 내사를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해외투자를 결정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귀띔했다.
최근 중국 증시의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중국 정부에서 일부 증권사들을 대상으로 내부자 거래 혐의 등의 조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국내 회사들끼리의 3파전이 예상되지만 외국계 자본의 유입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예비입찰에 참여한 대우증권 우리사주조합에서는 여전히 외국계 자본을 포함한 전략적투자자(SI)나 재무적투자자(FI) 물색에 나서고 있다.
이자용 대우증권 노조위원장(우리사주 조합장)은 "중국계를 포함한 여러 투자자들과 논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투자의향을 보인 중국계 자본이 있기는 한데, 내부적으로 더 검증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전날 KDB산업은행은 KDB대우증권 및 산은자산운용 매각을 위한 예비입찰에 KB금융지주,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대우증권 우리사주조합이 입찰서를 냈다고 밝혔다. 산은 관계자는 "다음주 중으로 형식 요건을 따져 입찰 적격자를 선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본입찰 적격자로 선정된 곳은 대우증권에 대한 예비실사를 벌이고 이를 토대로 다음 달 초 본입찰에 참가하게 된다. 본입찰 참가자 가운데 우선협상 대상자가 선정된다. 대우증권의 새 주인은 이르면 내년 상반기에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증권가에서는 'KB금융측이 가장 높은 금액의 입찰가를 써냈다'는 내용의 루머가 돌기도 했지만 진위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뉴스핌 Newspim] 김양섭 기자 (ssup825@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