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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강소영 기자]
독자개발 대형 상업용 여객기 C919의 첫 출고를 계기로 중국의 대형 여객기 기술이 전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중국은 에어버스와 보잉으로 양분된 세계 대형 여객기 시장에서 자국의 영향력을 확대해 장차 세계 시장을 3파전으로 이끌어나간다는 전략이다.
11월 2일 중국상용항공기(COMAC) 상하이 푸둥(浦東)공장에서 국산 상업용 여객기 C919의 출고식을 가졌다. C919는 항공전자 제어 시스템 테스트 등 사전 점검을 거쳐 2016년 첫 비행에 돌입한다. 본격적인 승객 운송 비행은 C919의 운항자격 취득과 양산 돌입이 가능한 2020년 이후에 가능할 전망이다. 중국은 2020년까지 C919 150대와 개발 완료된 중형 여객기 ARJ21-700 50대의 양산 체제를 갖출 계획이다.
본격적인 상용화 운항까지는 아직 몇 년이 더 남았지만 C919의 성공적 출고에 에어버스와 보잉사도 벌써부터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양사는 C919의 자사 경쟁기종인 A320과 737의 엔진 교체 계획을 밝혔다.
C919가 세계 시장에서 에어버스와 보잉에 대적하기엔 아직 역부족이다. 그러나 중국 시장에서는 C919는 '홈그라운드 이점'을 톡톡히 누릴 수 있어, 중국 시장 점유율 확대는 순조롭게 진행할 수 있을 전망이다. 중국이 전세계 최대 여객기 시장으로 부상한 상황에서 중국산 여객기의 부상은 에어버스와 보잉에 위협이 될 수 있다.
이미 중국 동방 남방의 중국 3대 항공사와 중국의 금융리스 회사 21개 업체가 구매계약을 맺었거나 구매 의사를 밝혔다. 이들 기업의 수요량만 합해도 517대에 달한다.
중국 매체에 따르면, C919 한 대의 판매가격은 7000만~8000만 달러로 400~500대를 판매하면 손익분기점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본격적인 양산에 들어가기도 전에 C919는 손익분기점 이상의 판매에 성공한 셈이다.
관련 업계는 C919의 판매량이 2000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1조 위안(약 178조 원) 규모다.
대형 여객기 평균 운행 연한을 15년으로 볼때, 2017~2032년 중국에서는 150좌석 기준 여객기 수요가 3000대에 달할 전망이다. C919가 1500대만 팔아도 중국 시장의 50%를 차지하게 된다.
그러나 중국은 자국 시장에서의 승리에 만족할 수 없는 상황이다. 중국이 단일 시장으로는 세계 최대 수준이지만, 전세계 여객기 시장 규모는 중국 시장 보다 훨씬 크기 때문. 진정한 여객기 강국이 되기 위해선 세계 시장에서 인정을 받아야 한다.
앞으로 15년 내 전세계 시장에서 대형 여객기 수요는 10,000~12,000대에 달할 전망이다. 중국 시장에서 소화되는 수요 2000대를 제외한 8000~10,000대를 에어버스와 보잉이 반반 나누어 차지하면 한 회사당 여객기 수주량은 4000~5000대에 달한다.
중국은 자국의 다른 제조상품의 해외 진출처럼 우회진출 전략을 취할 계획이다. 아시아, 아프리카, 중남미 등 제3세계 시장 진출을 통해 전세계 대형 여객기 시장의 1/3을 차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중국은 이런 전략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본다. 아일랜드 저가 항공사 라이언에어(Ryanair)은 지난 2011년 6월 중국상용항공기와 2018년부터 C919 공급에 관한 협상을 진행한다는 내용의 MOU(양해각서)를 체결했다.
C919의 성능과 안전성이 세계 시장에서 인정을 받고, 합리적인 가격에 판매한다면 유럽과 미국 등 선진시장에서도 중국산 여객기의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중국은 기대하고 있다.
◆ 중국산 여객기의 세계 시장 진출, 해결해야 할 과제 많아
그러나 중국 관련 업계 일각에선 C919의 성공을 논하기엔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C919는 아직 시험비행 전이며, 앞으로 연비 효율성·안전성·수리의 편리성·사후 서비스·서비스 비용·소음·객실 쾌적도 등 항공 여객 서비스 단계의 검증을 거쳐야 한다. 본격적인 운항이 5년 뒤에 이뤄진다고 가정하면 중국산 대형 여객기의 성공 가능성 확인까지는 앞으로도 7~10년은 기다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해외 시장에서의 수주 확대도 현실적으로 쉽게 해결할 수 없는 난제다. 세계 최대의 여객기 리스 업체인 GE CAS와 독일 업체인 푸런에어라인을 제외하면 현재까지 C919의 구매계약을 맺은 고객은 모두 중국 기업이다. 푸런에어라인도 중국계 자본이 독일에 설립한 회사여서 사실상 중국 국내 소비자로 볼 수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C919가 본격적인 여객 운송에 돌입하고 일정시간의 검증 단계를 거친 후 추가 구매계약이 이어져야만 중국의 대형 여객기 전략이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 정부는 첨단 제조업인 상용 여객기 산업의 발전을 위해 지속적인 투자와 정책지원을 이어나갈 전망이다.
◆ 국산 여객기 경제창출 효과 1조 위안, 관련 테마주 인기
중국의 대형 여객기 산업 육성 정책과 C919의 양산 돌입으로 관련 업계의 성장도 기대된다. C919 연구개발과 제조에는 중국 22개 성(省)과 도시의 220여 개 기업, 36개 대학, 수십만명의 산업 인력이 동원됐다.
중국 증권일보는 C919 부품 연구개발과 제조의 80% 이상을 담당한 중항공업그룹(中航工業集團) 계열사가 시장의 주목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C919가 창출할 경제적 효과가 1조 위안에 달할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중항공업그룹 계열사가 최대 수혜주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중신증권은 C919의 '테마주'로 중항비행기(中航飛機 000768.SZ), 홍두항공(洪都航空 600316.SH ), 중항전자(中航電子 600372.SH), 보윈신차이(博雲新材 002297.SZ), 중항지뎬(中航機電 002013.SZ), 중항충지(中航重機 600765.SH) 등을 꼽았다.
[뉴스핌 Newspim] 강소영 기자 (js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