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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올 여름 잇따른 악재들로 움츠러들었던 글로벌 증시는 10월 들어 기지개를 켜며 연말 랠리 기대감을 높였다.
주요 증시들은 5~10% 수준의 강력한 상승세를 보이며 수 년래 가장 양호한 성적을 기록했다.
심상치 않은 글로벌 경기 둔화 흐름에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통화완화 지속 또는 확대 쪽으로 무게중심을 옮겨간 점이 투자자들의 주식 매수 심리를 자극한 영향이다.
MSCI 전 세계주가지수는 411.249로 마감되며 10월 한 달 7.76%가 올라 2011년 이후 최대 월간 상승폭을 기록했다. 10월 기준으로는 4년래 최대 기록이다. 지수는 3분기 10% 가까이 밀렸던 데서 회복한 데 이어 연초 대비 낙폭도 8% 수준에서 1%대로 축소했다.
지난 3분기 30% 가까이 빠지며 글로벌 증시 불안을 초래했던 중국 증시는 10월 한 달 10% 넘게 오르며 연초 대비 변동률도 플러스로 전환됐다. 중국을 따라 신흥국 역시 7% 넘는 월간 상승세를 기록했다.
미국도 10월 한 달 8% 넘게 오르며 연초 대비 변동률을 마이너스 1% 미만으로 축소시켰고, 유럽의 경우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완화 기조에 힘입어 8% 가까이 올랐다. 연초 대비 변동률은 10%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일본도 정부 예산규모 확대 등 부양 기대감이 이어지며 10% 가까운 월간 상승세를 기록했다.
◆ 주요국 통화 완화 '~ING'
지난달 글로벌 증시 상승세를 견인한 가장 강력한 원동력은 각국 중앙은행의 부양 기조였다.
가장 먼저 추가완화 분위기를 조성한 것은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였다. 10월 통화정책회의를 마친 드라기 총재는 오는 12월 통화정책을 재검토하겠다며 필요하다면 양적완화를 확대 시행할 수 있다고 밝혀 시장을 들썩이게 했다.
중국 인민은행은 지난 23일 기준금리와 은행 지급준비율을 전격 인하하는 한편 수신금리 상한을 철폐했다. 이번 금리 인하는 작년 11월 이후 6번째 이뤄진 조치로 올해 성장률 목표치인 7% 달성이 어려울 것이란 불안에서 비롯됐다.
전문가들은 실질 수요가 개선되지 않고 성장 동력도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라 인민은행이 완화적인 통화 정책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일본에서도 통화완화를 통한 부양 필요성이 강하게 대두됐다. 30일 진행된 정책회의서 일본은행(BOJ)은 자산매입 규모를 연 80조엔으로 동결했지만 디플레이션 불안감이 커지면서 추가완화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연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끊임없이 제기되던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10월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했다. 세계 경제 둔화와 금융시장 혼란으로 인한 미국의 인플레 하방 우려는 성명서 내용에서 삭제돼 12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두긴 했지만 연내 긴축은 물 건너 갔다는 주장들이 고개를 들고 있는 상황이다.
부진했던 미국의 9월 고용지표와 기업들의 저조한 3분기 실적 흐름 등도 통화완화 지속 가능성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 4분기 '산타랠리' 가대감
투자자들은 올 연말 글로벌 증시 상승 기대감을 숨기지 않는 모습이다.
11월 들어서 중국과 미국 등 주요국에서 여전히 부진한 경제 지표들이 이어지는 등 펀더멘털 차원에서 두드러진 개선세가 나오고 있음에도 투자자들은 연말 산타랠리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미국 증시에서 다우지수는 11월 첫 거래일 상승세를 나타내며 연초 대비 상승 영역으로 진입, 연말 랠리 분위기를 조성했다.
JP모간 포트폴리오 매니저 스티븐 파커는 "글로벌 성장세가 완만하지만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보이며 강력한 경기 회복 없이도 수익을 가져다 줄 것으로 보이는 헬스케어 업종 등에 투자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 주요 IB들도 연말까지 상승장이 이어질 것이란 쪽에 베팅하고 있다.
JP모간과 골드만삭스는 당국의 경기진작 조치와 소비지출 개선세를 이유로 중국 증시가 연말까지 더 오를 것이라며 매수를 추천했다.
린지 그룹의 피터 부크바 애널리스트는 “투자자들이 연말 랠리를 기대하고 있고, 이를 놓치고 싶지 않아 한다”며 펀더멘털 자체보다는 투자심리가 주가 상승 흐름을 견인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브라이언 리치 포브스 칼럼리스트는 각국 중앙은행의 부양 기조가 진행형인 점, 매력적인 밸류에이션 수준, 미국채 수익률 커브로 본 미국 경기침체 리스크가 거의 0%에 가깝다는 점 등을 이유로 앞으로 증시 랠리가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