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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김양섭 박민선 고종민 기자] 5조원대 규모의 초대형 기술수출(라이선스아웃) 계약을 성사시킨 한미약품이 증권가의 ‘핫이슈’로 등장했다. 장이 열리자 마자 한미약품 주가는 가격제한폭까지 뛰어올랐고, 이 여파로 제약-바이오주들도 일제히 상승세를 탔다. 증권 전문가들도 '예상치 못한 규모'라면서 대체로 ‘호평’을 쏟아냈다.
◆ 목표가 줄줄이 상향..현대·하이證 "100만원 가능"
6일 증권가 애널리스트들은 일제히 한미약품의 목표주가를 올려잡았다. 현대증권과 하이투자증권은 목표주가를 100만원까지 높였다. 기존 목표주가는 각각 62만원, 57만원이었다. 미래에셋증권과 SK증권, 유안타증권도 목표가를 80만원으로 올려 잡았다.
한미약품 주가는 이날 장 시작부터 가격제한폭까지 올라 71만100원에 거래되고 있다. 100만원의 목표주가를 감안하면 이날 주가에서도 40% 이상의 상승여력이 있다는 분석인 셈이다.
김태희 현대증권 연구원은 "약 5조원의 마일스톤(임상개발·허가·상업화에 따른 단계별 기술료)은 당연 국내 최대 규모 일뿐만 아니라 마일스톤 대비 계약금 비중, 러닝 로열티 비율에서도 한미약품의 우위를 유추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한미약품과 프랑스 글로벌 제약사인 사노피가 자체 개발중인 지속형 당노신약 포트폴리오 ‘퀀텀 프로젝트’의 가치를 7조4000억원으로 추정했다.
구완성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전세계 대규모 계약을 봐도 이번 계약은 국내 기록을 넘어 전 세계 최고 기록을 경신한 사례"라면서 "향후에도 글로벌 블록버스터가 될 추가적인 기술수출이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NH투자증권은 "대한민국 제약산업 역사의 한획을 그었다"는 평가까지 내놨다. 이승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표면적 기술 수출 계약 성과 외에도 내면적 기업 경쟁 전략의 우수성이 부각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미약품 올해 주가 추이 <자료=키움증권HTS> |
◆ 제약-바이오株 시각 바뀐다
한미약품발(發) 제약·바이오주 훈풍도 예상된다.
최광욱 에셋플러스 CIO(전무)는 “우리나라 많은 투자자들이 제약바이오 산업에 거품이 있다든지 사기가 난무하다는 불신이 있었는데, 이런 부분을 불식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본다”면서 “제약-바이오업종에는 굉장히 좋은 호재”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바이오헬스케어에서 15 조(한미약품+한미사이언스 시가총액) 회사가 나왔다는 것은 제2,3,4의 기업 탄생이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많은 투자자금들이 연구개발하는 기업들에게 몰리고, 정부도 이를 육성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는 훌륭한 사건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A 투자자문사 매니저도 "산업적으로 큰 변화의 계기로 보이며, 기존 전통산업(제조업 등)에서 신사업(바이오)으로 넘어가는 과정이 진행 중"이라면서 "한미약품 이슈로 바이오 장세가 다시 시작되는 분위기"라고 평가했다.
B증권사 매니저는 "검찰 조사가 기관의 매수를 위축시켰다"며" 최근 한미약품은 개인투자자들이 많이 매수 했고, 기관은 상대적으로 박탈감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오주의 재평가 여부와 관련해 그는 "추세적인 바이오 대세 상승 여부는 위축된 기관의 바이오 업종에 대한 적극 매매 여부"라고 분석했다.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투자자문사의 C 대표도 "제약-바이오업종에 대한 시각이 바뀔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우리나라가 예전에 삼성이 반도체 16M 디램을 만들었다는 것과 같은 소식”이라면서 “한미약품은 이걸 갖고 추가적인 연구개발(R&D)을 해나갈 것이라는 게 다음 포인트”라고 말했다. 그는”삼성전자가 돈을 벌어 투자하는 선순환 만들듯 제약바이오가 복제약 만드는 것에서 애플처럼 R&D로 바뀌는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김형수 교보증권 연구원은 “한매약품의 기술이전계약 규모는 총 4조8000억원으로 계약금 규모인 5000억원만 해도 2014년 코스피 의약품과 코스닥 제약업종의 당기순익의 68%에 해당한다”며 “제약산업이 고부가가치와 기술집약적 산업으로 재조명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R&D기업의 선별적인 투자접근을 권고했다. ▲내수 또는 해외에서 안정적인 실적을 실현하면서 R&D투자여력을 키우거나 키웠던 업체 ▲다국적 제약사가 기술이전을 받아가서 바로 개발에 착수할 수 있는 해외임상시험 진행 프로젝트 ▲상업화 이후 다국적제약사가 독점적으로 영업을 영위할 수 있는 특허기간이 많이 남은 품목에 집중할 것을 추천했다.
◆ "어느정도 반영됐다" vs "예상보다 큰 규모"
한미약품 주가는 지난 7월 60만6000원(7월29일 장중고점) 고점을 찍은 뒤 하락세를 보여왔다. 30만원대까지 하락했던 주가는 다시 지난 달 중순 이후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대형 호재가 발표되기 전까지 꾸준히 올랐던 셈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호재가 어느정도 선반영됐다"며 조심스런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박재철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최근 1개월 동안 한미약품 주가는 41.7% 상승했는데 이는 퀀텀 프로젝트의 기술 수출에 대해 긍정적 시각을 일부 반영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혜린 KTB투자증권 연구원도 "총 기술수출 규모 대비 기업가치에 반영되는 신약 가치가 낮아 보일 수 있으나 지속형 인슐린과 콤보 파이프라인은 임상 초기 단계라는 점, 글로벌 당뇨의약품 시장에서 수세에 몰린 사노피에게는 최선의 대안이나, 노보 노디스크와의 경쟁이 만만치 않아 보이고, 기술수출 수익을 공유하는 한미사이언스와의 합산 시가총액이 13조원을 상회하고 있다는 것은 경계요인"이라고 진단했다.
C 대표는 "이번에도 (정보가) 샌 것 같다"면서 "우리회사는 변방에 있어서 잘 몰랐지만 시장 반응 등 최근 정황을 봤을땐 정보가 어느정도 샜을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이 같은 조심스런 해석들이 일부 있지만 대체로 검찰조사를 불러왔던 정보유출 사태와는 확연히 다르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최근 나타난 주가 상승세에 대해 최광욱 전무는 “한미약품은 미공개 정보를 알았다는 게 이슈였지 회사가 말도 안되는 기술로 뻥튀기 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조사 기간에도 주가가 견조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또 기술수출은 예상된 시나리오였지만 규모가 예상을 훨씬 뛰어넘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D 증권사 VIP지점 관계자는 "당뇨 신약 포트폴리오 '퀀텀 프로젝트'(Quantum Project)는 시장에서 보수적으로 1조원 정도로 산정한 곳도 있었고, 높게 평가한 곳이 3조원∼4조원 수준"이라며 "예상 최대치보다 1조원 가량 많이 나온 만큼 시장 파급 효과(상한가 흐름)가 큰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 사례는 사전 정보 유출로 볼 수 없는 것으로 보여진다"고 덧붙였다.
한미약품의 LAPSCOVERY.<사진제공=한미약품> |
[뉴스핌 Newspim] 김양섭 기자 (ssup825@newspim.com)